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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심각한 도전받는 중국의 식량안보 - 시진핑 지시한 식량자급, 갈수록 멀어져 - 우크라전쟁, 중국 식량안보에 치명타 - 식량 자급자족없이 초강대국은 불가능
  • 기사등록 2022-05-02 13:33:44
  • 수정 2022-05-02 15: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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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경보 울린 중국의 식량안보]


“중국이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과 인구 통계학적 변화 속에서 앞으로 10년동안 식량안보 위기를 맞게 될 것이고, 식량 자급률도 2030년이면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월 29일, 칭화대 농업경제학 교수인 첸궈칭(陈国强)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식량 자급율은 2020년 65.8%로 2000년초 93.6%였던 것과 비교해볼 때 엄청나게 추락했다”면서 “2030년경에는 중국내 수요의 58.6%라는 최저 자급율을 보이면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이러한 식량자급률의 하락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식량 안보 강조에도 불구하고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에도 식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면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SCMP는 “시진핑 주석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식량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주요 작물의 안정적 공급이 위태로워지면서 식량 위기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중국인이 섭취할 식량의 3분의 1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종자 생산 능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한 국가에 대한 식량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SCMP는 진단했다.


SCMP는 ”대두와 식물성 기름의 수입 문제는 이미 경고등이 들어왔다“면서 ”미국의 농산물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지금의 수입 체제의 재검토와 함께 남미와 흑해 또는 기타 지역으로의 수입다변화 작업이 긴요하다“고 전했다.


첸궈칭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의 연간 곡물수요는 2025~ 2030년에 현재 수준보다 약 1억톤이 증가한 9억 2000만~9억 4000만 톤으로 정점을 찍게 될 것이고, 같은 기간 동안 옥수수에 대한 연간 수요는 현재 수준보다 3억 1000만~3억 5000만 톤 수준으로 증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두에 대한 연간 수요는 지금보다 1000만~2000만톤 증가한 1억 1000만~1억 2000만톤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식량대란 우려하는 중국]


중국 정부 당국이 최근들어 부쩍 식량안보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들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이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6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참석한 농업계와 사회복지계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식량 안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식량 안보 문제에서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공업화에 진입했다고 식량 문제를 소홀히 생각하거나 국제시장에 의존해 해결되기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내 곡물 가격이 올라서도 안 되고 또한 수급이 불안정해서도 안 된다. 우선 곡물가격 상승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기초적 문제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으며 더더욱 곡물의 수입불안정으로 수급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이또한 중국 정부 당국에게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 정부가 식량안보 문제를 또다시 거론할 수밖에 없다.


사실 중국의 식량 수급은 미국의 곡물 수출 없이는 당장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중국이 미국과 결코 전쟁을 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곡물 수출을 중단하게 되면 중국내에서 식량 부족으로 중국인들 스스로가 중국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진핑 주석이 식량안보를 그렇게도 강조하면서 자급률을 높이려 하지만 자급률이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의 인민일보는 지난 2월 18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1차 생산품의 공급은 중대한 전략적 문제다”면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언제든 확실히 자기 수중에 놓여 있어야 하며, 밥그릇은 주로 중국 양식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14년 주요 경제정책 과제로 식량안보를 지적하며 했던 말인데 새삼스럽게 이 발언을 다시 꺼내들면서 중국의 식량안보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민일보는 그러면서 "절대로 먹는 문제, 이 기본 생존의 문제에서 타인이 우리의 목을 조여서는 안 된다“면서 ”식량 안보에 추호도 느슨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시진핑의 발언도 소개했다.


중국이 이렇게 식량 문제를 자주 거론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에 식량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미 18년째 3농이 제1호 문건으로 다뤄질 정도로 중국 정부 당국은 식량안보를 가장 큰 현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현실은 시진핑 주석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그 초조함과 불안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전쟁, 중국 식량안보에 치명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로부터 식량 수입도 사실상 중단 상태인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러시아 전체 산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빠지는 것을 보면서 더더욱 식량 안보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해관총서(세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약 32억 달러 규모의 곡물을 수입했다.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3위 수입국이다. 특히 중국은 우크라이나산(産) 옥수수의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의 옥수수 수입 물량 중 약 80%가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다.


우크라이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옥한 땅인 흑토지대를 가진 덕분에 밀을 대량 생산하고 수출해왔다. 국제곡물위원회(IGC)는 우크라이나를 2021~2022년 세계 4위 밀 수출국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밀은 물론 옥수수, 보리, 호밀 등 주요 곡물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특히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저개발국에도 많은 양을 공급하고 있어 세계 식량안보에 중요한 국가로 꼽힌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당장 중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하는 곡물의 대체 수입지를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비료 공급에 차질을 빚게 만들었고, 이는 '식량 안보'를 강조하는 중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4월 18일 SCMP는 “중국은 주요 비료인 포타쉬(칼리·탄산칼륨)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데 지난해 수입량의 약 53%가 러시아와 벨라루스산”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4월 초 비료 수출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와 리투아니아가 자국 항구를 통한 벨라루스산 포타쉬의 이송을 금지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도 12일 비료 수출을 금지하게 되자 중국의 비료 수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 농업부 산하 농민일보는 지난 4월 16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비료 가격 폭등을 야기해 농사 비용을 상승시키고 농민의 수입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정책과학연구회 경제정책위원회 쉬훙차이 부주임은 “이는 분명히 식량 안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비료와 곡식 무역이 교란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파종을 할 것인가? 어떻게 14억 인구의 밥그릇을 우리 손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것이다.


[식량 자급자족없이 초강대국은 불가능]


34년전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책에서 중국의 식량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중국의 현재 경작 가능한 땅은 2억5000만 에이커(약 100만㎢)로 10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미국의 경우는 인구 2억3000만 명에 경작지는 4억 에이커다. 2000년이 되면 중국의 인구는 2억 더 늘어날 텐데 식량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까? 식량을 수입하게 되면 국제수지와 국가전략에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런데 폴 케네디의 지적 이후 중국의 식량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중국이 발표하는 통계와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종합해 보면, 현재 중국의 경작지는 1억 7500만~2억 에이커(78만~81만㎢)로 추산된다. 문제는 인구는 중국 정부 발표대로라면 14억명이 되었는데 경작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여기에 농촌에서 곡물을 생산할 인력도 태부족이다. 농민공이 되어 도시로 대거 올라오기도 했고, 또 농촌의 고령화가 극심한 탓도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식량자급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식량수입국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중국인이 많이 먹는 돼지고기 사육을 위한 콩은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니 중국에 있어서 식량 안보는 그야말로 생존경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치열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과연 식량 안보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는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중국은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안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초강대국이 될 수가 없는 조건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을 내세우면서 세계 패권 장악을 꿈꿨다. 애시당초 가능하지도 않을 일장춘몽을 꾼 것이다.


반면 미국은 곡물 생산에 있어 가장 여유가 있는 나라이다. 미국은 현재 경작 가능 면적의 3분의 2 정도만 경지로 쓰고 있어서 언제든지 식량 증산도 가능하다. 또한 미국은 농사를 본격화한지 겨우 200여년밖에 안되는 신선한 땅이지만 중국은 2000년을 경작해온 지친 땅이다. 그러니 농업 생산력 측면에서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바로 그런 미국은 평화시에는 곡물수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을(乙)’이 되지만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면 막강한 ‘갑(甲)’이 되어 공급의 칼날을 휘두를 수가 있다. 식량이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제1의 표적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바로 이 점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수시로 식량 안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식량의 자급자족을 외치지만 그러한 목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원래 경제도 글로벌 경제 속에 존재할 때만 가치가 있는 나라이지 중국 홀로 설 수는 없는 국가이다. 중국이 그동안 성장해 온 배경이 바로 WTO체제 속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 아닌가? 그런데 조금 배가 부르다고 그 밥상을 걷어찼으니 중국의 앞길이 순탄할 리가 없다.


중국이 내수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그럼 식량은 무슨 돈으로 사오나?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 무역의 핵심은 생명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식량을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존하면서 상생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데 무지한 중국의 지도부는 지금 그 밥그릇을 차버린 것이다. 다 시진핑의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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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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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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