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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26 15: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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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25일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도 26일 이 사실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원하는 만큼의 성능을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굳이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5일 오전 내륙에서 순항미사일을 2발 시험 발사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해 9월13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4개월여 만에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이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초 시험발사를 한 이후 다음에 보여줄 것은 표적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것인데 그 단계까지 못 갔을 수 있다"며 "아니면 지난 시험발사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추가적으로 시험비행을 지속한 것이라면 보도까지는 할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내부적으로 시험 발사 결과에 대한 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개발자와 운용자인 군 간의 시험 비행 결과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조율과 협의 과정이 진행 중일 수 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시험 발사 목표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았을 경우 보완 후 추가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이란 지상이나 해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유도탄이다. 순항미사일은 대기권 안에서만 비행한다. 이 미사일은 궤적을 바꿔가며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순항미사일은 로켓 엔진을 장착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비행기에 달리는 제트 엔진을 탑재한다. 순항미사일이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것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작동함으로써 사정거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명중률이 높아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아음속인 마하 0.5~0.7 속도로 비행한다. 북한 순항미사일은 아직 초음속 비행을 보여준 바 없다. 이 때문에 비교적 탐지와 요격이 쉽다.


그래도 북한이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위협은 커진다. 서욱 국방장관은 북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이튿날인 지난해 9월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기 개발에 능한 북한이 예상을 뛰어넘는 발전 속도를 보여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승기 위원은 지난해 10월25일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평가와 함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을 수년 안에 완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위원은 "북한은 궁극적으로는 러시아가 현재 주력으로 운용 중인 이스칸데르-K를 최종 목표로 진화적 개발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능개량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러시아 이스칸데르-K 최근 버전의 경우 50~150m 고도로 지면밀착 비행하다가 종말단계에서 마하 2 이상으로 가속해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군도 순항미사일 전력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해 9월15일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의 항공기 분리 시험에 성공했다. 탐색개발 단계인 이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은 F-4 전투기에서 분리된 후 미사일 날개를 펼치고 표적까지 비행해 타격했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은 그간 외국에서 수입해오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대체할 전망이다. 이 미사일은 더 우수한 저피탐(스텔스) 성능과 긴 사거리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국산 전투기 KF-21에 탑재될 예정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해상전력에 대한 접근거부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기존 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빨라 적 함정이 대응하기 어렵다.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영해에 접근하는 세력에 대응할 수 있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쏠 경우 해군 함정이 첫 타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군은 순항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해궁(海弓)이란 무기를 갖추고 있다. 해궁은 함정을 방어하기 위해 적 항공기와 적이 쏜 대함유도탄을 요격하는 무기다.


군은 함대공유도탄-Ⅱ 사업을 통해 신형 요격미사일을 갖추려 하고 있다. 함대공유도탄-Ⅱ 사업이란 우리 함정을 공격하는 해면 밀착비행 항공기·유도탄을 요격할 미사일, 해상 우회침투 항공기를 차단하기 위한 미사일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해군 함정에는 최종 단계에서 적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인 골키퍼와 팔랑스도 있다.


북한 순항미사일이 육지로 향할 경우 교전 고도 20㎞ 아래에서 작동하는 패트리어트(PAC)-2, 패트리어트-3이 대응한다. 이 외에 공중 침투하는 적 항공기로부터 중요시설을 방호하고 기동부대를 보호하는 한국형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마, 저고도 침투 항공기를 공격하는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체계 신궁 등이 동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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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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