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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자멸할 수 있다!” 경고 나온 이유? - 中학자 자칭궈, "국가안보 절대적 강조, 옛소련처럼 자멸적" - 자칭궈, 中내부의 매파적 외교정책에 통렬한 비판 날려 - 시진핑 국가안보전략에 강력한 비판, "소련처럼 몰락할 수도"
  • 기사등록 2022-01-24 22:18:49
  • 수정 2022-01-25 0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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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절대적 강조, 옛소련처럼 자멸적" 경고 나와]


중국내에서 “국가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현재의 외교는 극히 위험하다”면서 “자칫 소련처럼 자멸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가 이 학교가 격월간으로 펴내는 `국제안보연구` 1월호에 “총체적인 국가안보관: 국가안보의 특성과 지배원칙적 사고(总体国家安全观; 对国家安全特点与治理原则的思考)”라는 제목이 붙은 22쪽 분량의 글을 게재했다.


중국 정부 외교정책 고문이기도 한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가 이 학교가 격월간으로 펴내는 '국제안보연구' 1월호에 “총체적인 국가안보관: 국가안보의 특성과 지배원칙적 사고(总体国家安全观; 对国家安全特点与治理原则的思考)”라는 제목이 붙은 22쪽 분량의 글에서 “국가안보를 절대적으로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매파적 관점을 거의 노골적으로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이러한 자칭궈 교수의 비판은 중국 내에서는 듣기 쉽지 않은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중국내의 유명한 국제전문가의 중국 정부에 대한 경고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자칭궈 교수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CMP는 이어 자칭궈 교수가 “국방비 지출이든, 공급망이든 절대적인 국가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자멸적”이라며 “안보를 무제한으로 추구하면 비용의 급증과 이익의 급감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자칭궈 교수가 이렇게 소련의 몰락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문제점을 제시한 것은 지난해 12월 26일 소련 해체 30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사회주의를 배신한 뒤 붕괴한 소련의 교훈이 중국 사회주의 발전을 성공적으로 돕고 있다”며 “소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러한 여론이 중국을 지배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자칭궈 교수가 이러한 조류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소련의 붕괴는 사회주의를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주의를 배신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자칭궈 교수는 이들 관영매체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소련이 미국이라는 패권에 도전한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국방비를 쏟아 부으며 국가 안보에만 매달렸던 것이 붕괴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중국이 가고 있는 길을 되돌아 봐야 한다고 충고한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도 지금 그 옛 소련의 길을 가고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자칭궈 교수는 “옛 소련이 장기적인 안보 정책을 무시하고 수십년 무력 확장에만 집중하다가 붕괴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언급한 후 “국방비 지출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무작정 늘리다보니 소련 국민의 삶은 오랜 기간 개선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지지도 잃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자칭궈 교수는 이어 “옛 소련은 국방비 확대에 집중하면서 경제발전에 뒤처졌다”면서 “이는 단기적 이득을 위해 장기적 이익을 희생한 것으로 소련의 혼란과 붕괴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자칭궈 교수는 또한 “국방비의 확대는 국가 간 무기 경쟁을 촉발해 관련된 모든 나라의 안보를 저해한다”고도 했다.


자칭궈 교수는 더불어 “안보를 강조하는 이들은 국가가 안전하면 모든 목표가 성취되고 국민이 만족하게 되므로 국가안보를 국가가 추구해야할 유일한 가치로 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며 “그러나 안보 유지라는 단일한 목표는 기업들의 혁신과 개방을 위축시키고 결국에는 경제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관점에서 자칭궈 교수는 “외국과 무역을 끊고 경제적 자립을 이룬다면 다른 나라들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 효율성을 낮출 뿐이며 국가를 더욱 뒤처지게 해 국가의 안보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미래경제 정책 기본으로 밝힌 ‘쌍궤순환’이라는 내수 중심의 경제정책 논리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미국과의 충돌로 경제적 고립상태로 들어가게 되면 그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나게 될 것인지를 암시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칭궈 교수는 국가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중국을 비판하면서도 중국 당국의 어떤 정책에 반대하고, 어떤 정책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자칭궈 교수는 또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가 안보 총론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중국의 국가 안보 전략에 대한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칭궈 교수의 언급은 중국 정부를 비판할 경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칭궈 교수의 글에 대해 SCMP는 “자칭궈 교수는 시진핑주석의 국가안보관에 경의를 표하며 글을 시작했지만, 결론적으로 볼 때 해당 글은 매파적 관점에 대한 거의 노골적인 비판으로 가득 채워졌다”면서 “이 글이 중국 정부가 외교에서부터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쩍 늘어난 중국의 몰락 경고]


자칭궈 교수의 통렬한 중국 자멸 경고는 외부가 아닌 중국 내부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 그것도 중국의 유명한 석학이 스스로 중국의 미래 비전에 대한 엄격한 비판을 가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지만 중국 외부에서는 이러한 경고들이 최근들어 연이어 흘러 나오고 있다.


우리 신문은 지난 15일에도 “중국의 몰락과 시진핑 리스크”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을 통해 “2022년 새해 들어 부쩍 거론되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중국의 쇠퇴 혹은 ’중국의 몰락‘이라는 용어”라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정세분석] 중국의 몰락과 시진핑 리스크

*관련영상:[Why Times 정세분석 1243] 중국 경제와 시진핑 리스크


이 정세분석에서도 언급했지만 중국 밖에서 중국 안을 들여다보는 세계의 눈들은 중국의 미래를 아주 어둡게 본다. 이미 지난해 9월 21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로 역주행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해 주목을 끈 바 있다.


당시 WSJ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목표는 중국의 자본주의를 억제하고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비전을 따르는 것'(Xi Jinping Aims to Rein In Chinese Capitalism, Hew to Mao’s Socialist Visi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가는 과도기 단계로 본 마오쩌둥의 비전으로 중국을 되돌리려 힘쓰고 있다"라고 분석한 후 “그러다보니 중국 경제가 몰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WSJ의 보도가 나온지 사흘만인 9월 24일(현지시간)에는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FP)에 ‘쇠퇴하는(a declining power) 중국이 문제’라는 제목의 글이 또다시 실려 화제가 되었다.


존스홉킨스대의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랜즈(Hal Brands) 석좌 교수와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 터프츠대 정치학 교수가 쓴 이 글은 한마디로 “중국이 대담한 야망을 품게 했던 동력(動力)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중국 쇠퇴의 징후”라고 지적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의 FOX News는 지난해 12월 30일 “중국의 경제성장이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붕괴되지 않는 한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미국을 추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이고, 영국의 투자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아시아담당 국장인 마크 윌리엄스도 “시진핑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버리고 다시 죽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는 퇴행적 정치를 하기 때문에 중국이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대학 중국센터의 조지 매너스 연구원도 지난해 12월 28일 ‘가디언’에 기고한 ‘중국, 경제 기적에서 신기루로(From economic miracle to mirage),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라는 칼럼에서 “중국의 급성장은 끝났으며 앞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렇게 많은 학자들이 중국의 쇠퇴를 지적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몰락의 길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경고가 이젠 중국 내부에서까지 나왔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시진핑 주석의 어이없는 퇴행적 정책으로 인해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이 된 것은 중국식 사회주의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체제 속에 중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지금 가장 중요한 전제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기본을 망각하면서 중국은 지금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련의 사회주의가 무너지게 된 것은 지나친 국가중심 체제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진핑의 중국공산당 정권은 참으로 묘하게도 갈수록 소련 몰락때의 그 체제로 회귀하고 있다. 그래서는 중국의 미래도 없을 것임을 소련의 역사가 보여준다.


자칭궈의 중국 공산당 정권을 향한 통렬한 지적은 바로 이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해 주고 있다. 과연 시진핑 정부가 자칭궈 교수의 진언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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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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