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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두 날개로 비상하는 미국 경제, 비결은? 적극적 코로나 백신 확보와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요인 2021-04-0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월가 "美 경제, 내년까지 최고 호황 누릴 것" 전망]


코로나 팬데믹의 최대 피해국이었던 미국이 1년 만에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경제 부문에서도 글로벌 선두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4일(현지 시각) “미국이 16년 만에 처음 글로벌 경제의 단독 견인차로 떠오르고 있다”고 표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어 “미국 경제가 최근 엄청난 추진력을 얻으면서 미 내수를 넘어 아시아·유럽 등 각국에 낙수 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라며 “미국이 2005년 글로벌 경제 성장의 단일 제공자로서의 지위를 중국에 내준 뒤 16년 만에 다시 그 지위를 되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도 지난 3일(현지시간) 올해 미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4.1%에서 6.3%로 상향 조정했고,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성장률을 각각 6.5%와 7%로 올려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6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6.4%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엄청난 활황을 맞으면서 팬데믹 뿐만 아니라 2008년 금융 위기를 전후한 침체까지 극복할 수준이라고 본 것이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들도 “올해 미국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던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경제연구소장은 최근 뉴욕 외신기자센터(FPC)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4월부터 미국 내 백신 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30년 만에 최고의 2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해리스 소장은 “작년 경제가 봉쇄된 이후 쌓인 가계 저축액이 3조달러에 달한다”며 “경제 재개 후엔 마른 화약에 불이 붙듯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말엔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인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장 보뱅 투자연구소장은 “작년은 불황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중단한 시기였다”며 “복구(recovery)가 아니라 경제의 재시작(restart)이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엄청나게 빠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이미 지난 3월 발표한 고용 수치로 확연하게 드러났다. 2월 미국의 일자리는 37만9000개가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18만2000개)의 두 배 수준을 넘어섰다. 3월에도 “91만6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되고,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운 6%대로 떨어졌다”고 미 노동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당초 5.0%에서 4.5%로 낮췄다.


이러한 추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1조9000억달러 규모 추가 코로나 경기 부양금이 풀리면서 소비가 늘었고, 이로인해 고용과 기업 실적이 올해 더 좋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릭 리더 블랙록 채권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의 기업 실적, 매출 증가세, 실적 전망치 등이 모두 미국의 경제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회복은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


중요한 것은 이러한 미국 경제의 호황은 세계 경제의 부상에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지난 3월 16~17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 회복은 미국이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전망 때문에 미국의 주식시장도 초호황 장세를 연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호황을 이끈 두 날개는?]


미국 경제의 호황은 크게 두 가지의 요소가 시너지를 이룬 덕이다. 바로 경제와 보건 정책이 그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1조9000억달러(약 2150조원) 경기 부양안에 이어 2조달러(약 226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안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가오는 4월 말에도 또다른 복지 인프라 투자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전임 트럼프 정부 말기부터 바이든 정부까지 총 3차에 걸친 코로나 지원금 지급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을 약 1.5%포인트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가 이끄는 미국 경제의 특성 때문에 가능한 수치다.


미국인들이 지난 연말부터 지급된 지원금으로 가구, 노트북, 옷 같은 소비재·내구재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올 초부터 미국의 대외 수입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보복하러 외출하기 시작한다”며 미국인들이 코로나 이후 약 1년간 이른바 ‘보복 소비’를 위해 비축한 돈이 1조7000억달러(약 1917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웰스파고은행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소비가 살아나는 기세가 최근 70년 사이 가장 강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기 부양을 뒷받침 해 주기 위해 미 연준은 0%에 가까운 초저금리와 통화 완화 정책을 최소 2022년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세부터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경제 호황을 이끄는 또다른 축은 백신의 접종 속도다. 코로나 초기 방역엔 실패했지만 백신에 사활을 건 미국은 4일 현재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이 인구 3분의 1을 넘는 1억 600만여 명에 달한다. 이런 속도로 접종이 이어진다면 5월 말~6월 초쯤 미 인구 70%가 백신을 맞아, 세계 거대 경제권 중 가장 먼저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미국 경제의 호황에 대해 “올 들어 미국에선 코로나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코로나라는 ‘긴 터널’이 곧 끝날지 모른다는 희망이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한 점이 이러한 전망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율이 결국 게임체인저 역할]


미국이 아무리 코로나 지원금 지급이나 경기 부양책을 내 놓았다 하더라도 코로나 백신 접종율이 낮았더라면 결코 이러한 경기 호황을 맞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면서 집단 면역론도 거론되고 드디어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려는 실험도 가능해진 것이다. 아예 이스라엘군은 집단면역을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훈련하기로 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Times of Israel’이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보통 집단 구성원의 70~85%가 항체를 보유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도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에 있는 세인트제임스극장이 검사 결과 음성이거나 백신을 모두 접종한 150명의 관객을 입장시킨 가운데 공연을 열었다. 브로드웨이의 41개 극장이 모두 문을 닫은 작년 3월 12일 이후 387일 만의 첫 공연이다. 이와 관련해 세인드제임스극장 주인인 조던 로스는 “브로드웨이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리는 첫 번째 단계”라고 했다.


한마디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점차 회복해 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 전개가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과 맞물리면서 최상의 호황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의 재빠른 접종속도가 미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제 활황, 한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이러한 경제 활황이 한국 경제에도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대미(對美) 수출액은 79억5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다. 이 중 자동차 수출은 17.1%, 반도체 수출은 20.6% 증가했다. 미국의 소비 심리 회복 때문에 대미 수출 증가세는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WSJ, “한국의 낮은 백신접종율, 경제적 구렁텅이에 빠질 것”]


그러나 미국발 훈풍이 한국 경제의 부활에도 제대로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Our World in Data가 발표한 5일(현지시간) 현재 한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율은 1.95%에 불과하다. 인구 100명당 코로나 백신 접종 횟수로 따지면 아프리카의 르완다보다 더 떨어지는 111위 수준이다.


이렇게 접종율이 낮은 것은 한마디로 정부의 백신 확보 실패 때문이다. 누구든지 관심을 최우선적으로 가졌어야 할 코로나 백신임에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심지어 대통령마저도 말이다. 뒤늦게 부산을 떨었지만 과연 내년 3월 9일의 대통령 선거 때도 마스크 쓰고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할 정도다.


문제는 생활이 일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경제회복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재정을 쏟아 부어봤자 경제의 선순환, 곧 기업이 제대로 활력을 찾지 못하는 일방적인 재난지원금으로 진정한 경제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현재 정부는 11월이면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그러한 계획대로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그래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백신 접종이 느린 아시아가 경제 회복 기회를 낭비하다’란 분석 기사에서 특히 한국을 두고 “경제적 구렁텅이(economic pitfalls)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WSJ는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했던 나라들이 미국보다 더 오래 소비자 수요 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은 허황된 것으로 보였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느린 백신 접종 속도는 올해 하반기까지 혹은 그 이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여행 금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한마디로 지난해 초기방역에 성공했다면서 K방역을 자랑하던 한국이 우쭐대는 사이에 진짜 중요한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판단의 미스이고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단견으로 인한 실패라는 것이다.


WSJ는 느린 백신 접종 속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지목했다.


실제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말과 지난해 말 사이 약 1.2% 감소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선방한 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치 자체가 기업들의 상품과 서비스 수출이 1.2% 늘어난 착시효과인데 이 수치만 보고 한국 정부가 오판했다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실제 민간소비는 같은 기간 6.5% 감소해 미국(-3.4%)보다 나빴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렇기 때문에 WSJ는 “백신 접종 속도가 미국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서 치르게 될 경제적 비용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WSJ는 “아시아의 선진국에서는 코로나 사망자 수가 적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덜 시급한 문제였지만 앞으로는 백신의 제한적 수입 정책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이 국가들은 해가 지날수록 서구 국가들을 부러워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K방역 성과에 도취되어 있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미확보’로 인한 뼈아픈 실책으로 인해 세계적인 경제 활황에 한국이 낙오될 수도 있다는 점은 너무나도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다.


Our World in Data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중해 서쪽 끝에 인구 3만3000명인 영국령 지브롤터의 백신 접종율은 150%를 훌쩍 넘어 세계 제1위다. 이스라엘도 100%를 이미 넘어섰다. 지브롤터는 지낸해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전 인구의 13%가 감염됐고 그러다보니 지난해 겨울에는 아예 2달동안 지역봉쇄까지 단행했었다. 그랬던 나라가 지금은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고 아예 완전한 정상생활로 복귀했다.


국가단위 제1위 접종국인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은 이미 여행 제한을 풀었고 예루살렘 시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들이 보여주는 것은 딱 한가지, 곧 백신만이 코로나 사태를 끝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일상회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그들 나라들이 그렇게 정상의 길로 들어선 것은 국가가 백신을 남들보다 먼저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하나에 목매달고 있다. 그나마도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어 있지도 않다. 세계에서 104번째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세계 10대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러한 열등한 나라로 전락했는가?


결국 정부의 오판과 실책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쥐잡듯 하고 ‘방역수칙위반’이라면서 ‘무관용’을 외치는 모습을 보면 이래저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미안해 할 줄도 모르는 저 사람들을 뭐라 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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