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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차이나 패러독스’, 중국을 버려야 한국이 산다! K-컬쳐, 대만 경제... 차이나 패러독스 보여주는 사례 2021-02-2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차이나 패러독스]


‘차이나 패러독스(China paradox)’라는 말이 있다. “중국과의 사이가 가까워지면 질수록 관계는 멀어진다”는 의미도 있고, “중국이 상대국에 대한 압박이나 보복을 하면 할수록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더 성장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의 의회전문지 ‘더힐(The Hill)’은 얼마 전에 “중국이 지배적 세력으로 그 위상이 높아간다. 그럴수록 더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차이나 패러독스(China paradox)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1월 중국의 달 탐사선 창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을 때 중국내에서는 “조국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달 표면에 오성홍기를 꽂아라.”면서 SNS는 ‘중화의 자부심’이 넘치는 글로 도배됐고, 이러한 기고만장함이 전 세계 뉴스로 타전됐지만 정작 이와 함께 동시에 중국의 야만성과 반인권적 행태는 더욱 크게 부각됐다. 백만여 명의 위구르인을 집단 수용소에 보내는 등 가혹한 인권탄압 뉴스가 동시에 도배를 했기 때문이다.


‘더힐’은 이러한 기묘한 현상을 ‘차이나 패러독스’라 말하면서 “세계화를 추구하면 할수록 중국은 13억이라는 중국 인민을 더욱더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려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중국이 국제무대 전면에 나설수록 13억 인민은 세계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더힐’은 이러한 차이나 패러독스를 가져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독소적인 초(超)중화민족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이라고 봤다.


중국인들은 “한(漢)족은 중국내 어느 민족보다도 문화적으로, 또 인종적으로 우수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 신념 때문에 생겨난 것이 바로 한(漢)중심주의(혹은 한 지상주의)의 이데올로기이다.

바로 이 이데올로기가 “비(非)한적인 것은 모두 적이란 극단의 배타적 개념”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타난 것 중의 하나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 사태이고 또한 해외정책에서는 중국보다 작거나, 약하다고 인식되는 나라에 대한 거침없는 주권 무시로 표출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초(超)중화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자극하면 할수록 갈채가 쏟아진다. 외교관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공격적으로 외교활동을 하는 전랑외교(戰狼外交, 늑대 외교, 늑대전사 외교)를 하는 것도 주재국과의 관계는 험악해질 지언정 중국내에서는 환호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공식적 입이라 할 수 있는 외교부 대변인들의 입도 아주 거칠고 공격적이다. 그래야 중국 내부에서 환호를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초(超)중화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거침없이 표출되는 곳이 바로 남중국해이고 또 대만 문제다. 그러다보니 중국 내부에서는 ‘당장 미국과 전쟁도 불사하라’는 말이 터져 나오는 것이고 시진핑 주석마저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 미중간의 갈등을 초래한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 곧 “2035년이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제1의 강국으로 우뚝선다”는 발상도 바로 이러한 ‘초(超)중화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기반이 된 것이다.


이는 곧 미중갈등이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대결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이 이러한 공격적 발톱을 보이는 더 큰 실질적 이유는 중국 내부에서의 위기를 ‘초(超)중화민족주의 이데올로기’로 덮으려는 꼼수도 숨어 있다. 중국 경제는 사실 성장동력을 상실했다. 지난 40년간의 경제개혁으로 중산층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그러한 현상이 지금 중국 공산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위기의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위기를 중화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돌파하려 하고 있고, 그것이 중국의 호전성과 야만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내에서 대만에 대한 공격론이 자주 거론되는 것도 중화민족주의를 부추기면서 ‘중국우월주의’를 중국 인민들에게 덧입히고자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일부로 그런 분위기를 조장시키면서 사회적 불안을 희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화우월주의를 과시하면서 사회적 불안을 무마하려는 의도에서 나오는 것이 인접국에 대한 보복이나 압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중국이 그렇게 중화우월주의를 내세우는 나라들이 중국과 관계가 별로 없는 나라들이 아니라 중국 인민들에게 관심이 많은 나라, 또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나라들이 희생제물로 올라온다는 점이다.


[차이나 패러독스와 한국]


한·미 양국은 지난 2016년 7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방어 차원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을 결정했다. 여기에 쓰여진 사드 레이더는 사실 중국과는 별 관계가 없다. 아마도 당장의 사드보다 앞으로 추가로 배치될 미국의 무기들의 배치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중국은 그 사드 레이더가 중국을 감시한다고 우기면서 부당한 보복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한한령(限韓令)’이다. 그리고 그 한한령 가운데 관광과 문화분야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한한령 때문에 차이나 패러독스가 생겨났다. 한한령으로 한류의 중국 시장이 막히자 K-컬쳐는 중국 이외의 세계로 뻣어나갔다. 그러다 보니 K팝·영화·드라마·방송 포맷이 전 세계적으로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


그러면서 등장한 K-컬쳐 중의 하나가 바로 방탄소년단(BTS)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BTS의 ‘밴 플리트 상’ 수상 소감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은 고난을 언급한 게 중국을 모욕한 것이라며 트집 잡았다.


당시 중국은 6·25를 미국에 승리한 항미원조(抗美媛朝) 전쟁이라며 연일 ‘국뽕’ 다큐멘터리를 틀어대던 터였다. 또다시 ‘중화민족주의’라는 국뽕 이데올로기가 작동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거대 중국이라도 BTS에게 시비를 건 것은 아무래도 큰 실수였다. 이미 BTS의 전 세계 팬들이 중국의 국뽕 이데올로기를 덮고도 남을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중화민족주의’에 맞서 BTS의 팬덤인 ‘아미’는 중국을 나치에 빗댄 ‘차이나치(#chinazi)’ 해시태그를 걸어 SNS에 퍼뜨리며 조롱하고 나섰고, 이와 함께 중국산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그러자 중국 정부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 황급히 수습하면서 무마가 됐지만 중국은 전 세계의 BTS 팬들에게 톡톡히 망신만 당했다.


BTS 관련 이슈에 대해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K팝 거인에게 싸움을 잘못 걸었다”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BTS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중국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결국 국뽕에 취한 중화민족주의가 국제적인 혐중(嫌中) 여론을 자극했고, 중국이라는 국가적 이미지에 엄청난 스크래치가 났다고 볼 수 있다. 분명한 차이나 패러독스다.


그런데 정신을 못 차린 중국은 김치와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 떠들기도 하고, 김연아와 이영애를 중국인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국뽕에 취한 ‘중화민족주의’의 한계가 문화적 오만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뒤떨어지는 소프트 파워로 인한 문화적 열등감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일게다.


렇다고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한국의 K-컬쳐를 절대 따라올 수가 없다. 이미 K-컬쳐는 중국이 도저히 쳐다보지도 못할 수준까지 올라갔고 전 세계를 휩쓸만큼 저변도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그렇게 엄청난 K-컬쳐의 부상에 중국도 한 몫한 셈이다. 그래서 이를 차이나 패러독스라 하는 것이다.


[차이나 패러독스와 대만]


대만 역시 차이나 패러독스를 그대로 보여주는 나라이다. 사실 대만은 그동안 한국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03년 한국에 뒤진 이후 계속해서 격차가 벌어져 왔다


그런데 반중(反中)을 표방한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서면서 차이나 패러독스를 실현해 냈다. 많은 이들이 대만 같은 나라가 반중(反中)을 표방하면 고사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었다. 중국 역시 그러한 협박 대열의 선봉에 섰었다.


그런데 반중(反中)으로 경제가 악화되기는 커녕 경제성장률이 2019년, 2020년 2년 연속 한국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한국을 앞서갈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께엔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을 앞지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보니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GNI)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18년 2만6421달러에서 2019년 2만6594달러, 지난해 2만9205달러로 뛰었다.


어떻게 이러한 기적이 가능했을까? 바로 대만을 망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반중(反中)프레임 때문이다. 반중(反中)프레임이 역설적으로 대만 경제를 살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 차이잉원 정권은 철저하게 미국과 손발을 맞추면서 반중(反中)의 선봉에 섰다. 그러자 미국이 대만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미국 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 중 일부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겼다. 애플이 지난해 에어팟·아이패드·애플워치 생산시설을 대만으로 이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중국을 버리고 미국과의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 대만은 완전히 살아났고, 이젠 한국을 추월할 위치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성공적 방역도 대만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중국의 관광을 통한 수입과 본토인들과의 교류가 엄청난 부를 창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중국 본토와의 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만은 그동안 중국의 위협과 협박에 굴종하다시피 나약한 자세를 보여왔지만 차이잉원 정권이 들어서면서 강력한 탈 중국, 곧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중국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확고하게 ‘차이나 패러독스’를 실현한 것이다.


[차이나 패러독스가 보여주는 것]


중국은 그동안 가까운 나라일수록 더 함부로 대해 왔다. 특히 한국 같은 경우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말했듯이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였다는 인식을 가질 정도로 아직도 조공국가인 듯 취급해 왔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경제 보복을 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K-컬쳐는 그러한 중국의 보복을 그저 당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중국 아닌 전 세계를 향해 나아가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그럼으로 인해 오히려 중국보다 더 큰 시장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한국이 ‘K-컬쳐’라는 당당한 브랜드를 갖게 된 것이다.


사실 기업과 문화는 이미 ‘중국이라는 만리장성’을 넘어섰다. 더 이상 중국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을 압도하고 있고 중국이 꿈도 꾸지 못할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사상의 자유, 마음껏 창조할 수 있는 민주적 배경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정치는 아직도 과거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시대에 머물러 있다. 그 4류들이 독재와 통제, 압력으로 점철되어 ‘중화민족주의’라는 국뽕에 빠져있는 중국을 향해 사대하면서 일류 기업과 문화를 통제하려하는 코미디를 지금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가치로 문화강국을 이룬 대한민국을 천하의 중국이라도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반자유적 가치관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차이나 패러독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도 아직도 중국 사대에 물들어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수구 꼴통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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