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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보는 남북·한미관계, 혹평 그 자체 시진핑 사상의 중심, 외교에 상당한 영향력 가진 푸단대 2021-02-1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중국의 5대대학인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의 국제정세보고서 표지


[시진핑 사상의 중심 푸단대 외교보고서에 나타난 한국]


중국에서 5대 명문대 중 하나인 푸단대(复旦大) 국제문제연구원이 지난 1월 13일에 가졌던 2021년 국제 전략 보고서: 위기 국면과 새로운 국면(危局與新局)’세미나 보고서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상해에 있는 이 대학은 ‘시진핑 사상’을 만들어 낸 ‘중국 국가 중점대학’이고 특히 ‘국제문제연구원’ 산하의 ‘조선한국연구센터(朝鲜韩国研究中心)’는 중국의 한반도전략을 시진핑 주석에게 직보하고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대학이라 더욱 더 관심을 갖게 만든다.


또한 '조선한국연구센터(朝鲜韩国研究中心)’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지융(鄭繼永) 교수는 뤄양군관학교(洛阳军官学校)를 거쳐 북한의 김일성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은 북한통이고 한국과의 교류도 활발한 학자라 한마디로 한반도통이라 일컬어질 정도라 그의 생각에도 깊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중국이 지난 2019년말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회의에 제출한 2020년 국제정세 예측보고서의 내용이 완전히 오판한 것으로 확인돼 중국 지도부가 발칵 뒤집혔고, 이 때문에 2021년의 정세예측보고서 작성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보고서라 더욱 더 관심을 끈다.


*관련기사:[중국 Now] 정세분석 오판한 中, 대대적 원인 분석 나서(1월 26일)

*관련영상: [Why Times 중국분석] 정세분석 오판한 中, 대대적 원인 분석 나서(1월 26일)


2020년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정세를 예리하게 분석한 이 보고서는 15개의 주제로 나뉘는데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진들이 총 동원되어 국제정치와 코로나 정국, 그리고 한반도 문제와 중일관계, 미중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했고 87쪽으로 이루어져 있다.


▲ 조선한국연구센터(朝鲜韩国研究中心)’ 주임교수인 정지융(鄭繼永) [사진=Why Times]


[푸단대 보고서, 한반도 문제는 어떻게 봤을까?]


‘조선한국연구센터(朝鲜韩国研究中心)’ 주임교수인 정지융(鄭繼永) 교수가 쓴 한반도 부분은 한마디로 한국에게는 그야말로 혹평에 가까운 분석을 했고, 북한통답게 북한을 향해서는 상당히 너그러운 시선을 보냈다.


정지융의 한국 정세 분석을 한마디로 “2021년 대선의 해가 시작된 한국은 미·중, 북핵 문제에서 무의지(無意)·무기력(無力)·능력 부족(乏力) 상태에서 상황 유지에 급급해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며 “미·북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무능과 (한국) 내부 반북(反北) 행위에 대한 늦은 대응이 북한이 한국을 더는 신뢰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로인해 “한국은 한반도 정세를 장악할 능력을 잃었으며, 북미 게임에서 비중과 지위가 계속 하락할 뿐 아니라, 미·중 경쟁에서 양다리 걸치기 책략이 한국 외교를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국내 문제에서 보수와 진보의 다툼이 사회적 초미의 관심사가 되면서 경제 문제까지 쓸 만한 방안이 없다”고 썼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가혹하다 할 정도로 비판적이다. 정 교수는 “바이든 정부의 대(對) 한반도 3대 정책: 북한을 당기고(拉), 한국은 달래고(管), 중국은 밀쳐내기(趕)”라는 소제목이 달린 대북정책 분석에서 “남북 문제에서 한국은 보기 드문 제로(0) 교류 단계에 들어섰다”며 “한국의 외교·내치·경제 모두 북한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무한 반복하는 악순환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 상황을 “어느 쪽도 움직이지 않는 ‘소(小)빙하기’에 접어 들었으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북한에 대해 “한국 공무원 총살 사건을 일으키고, 주민들에게 눈[雪]과 새를 만지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코로나 방역에서)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는 북한에 모처럼의 제도 정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이 시기를 이용해 당내외 국내의 많은 통치방식과 구조를 정리했으며 권력구조도 개편했다”고 봤다. 그야말로 북한을 아주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미북관계는 어떻게 봤을까?]


북한의 대미외교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권교체에 부응해 과거 ‘고슴도치 책략’에서 트럼프 시기 ‘양파껍질 책략’으로, 그리고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팃포탯(tit for tat)’ 책략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팃 포 탯(tit for tat)'은 '상대가 가볍게 치면 나도 가볍게 친다'는 뜻으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처럼 상대가 자신에게 한 대로 갚는 맞대응 전략을 말한다.


그래서 김정은이 지난달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강 대 강, 선 대 선’ 선언을 한 것이고, 이를 미국이 강공(强攻)으로 나오면 완성된 핵무력으로 강력 대응하겠지만 일단 미국이 인내심을 가지고 로우키 전략을 펼치면 이에 대등한 맞대응으로 북한도 대미정책을 우호적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한 미국이 북핵을 보는 입장도 변했다는 점도 정 교수는 주장했다. 즉 “바이든 행정부 외교팀이 북한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외교적 자원을 (북한에)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바이든 외교팀은 과거 대북 정책을 분석하면서 ‘중국이 개입하면 미국이 더 많이 잃고, 중국이 덜 개입하면 미국이 많이 얻었다’고 평가한다”면서 “바이든 팀에게 북한은 ‘지체할 수 없는 위협'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중국을 때릴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외교문제에 대한 분석은?]


국제문제연구원의 런민왕(林民旺) 연구원이 쓴 중국외교 분석은 그야말로 세계 정세를 보는 중국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인다.


지난해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경제성장을 할 정도로 회복을 했다”고 전제한 런민왕 교수는 미국에 대해 아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런민왕 교수는 중국에서의 코로나19 극복과정을 아주 드라마틱하게 기술하면서 지금은 오히려 중국이 전 세계 코로나 극복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굳건한 외교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러관계가 실질적 동맹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예측했으며 유럽연합 국가들, 특히 메르켈 독일 총리나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5차례나 통화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만들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영국과의 관계는 홍콩 보안법 문제로 악화됐다고 했다.


그는 2020년의 중국 외교를 한마디로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압력을 이겨낸 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국제 방역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인류의 위생과 건강 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크게 공헌”하였으며, “아세안 및 EU와의 경제·무역 투자 협의를 추진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의 압박에 대응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단 “인도와의 국경 분쟁은 더욱 격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 상해 푸단대 캠퍼스 [사진=Why Times]


[푸단대의 보고서, 어떻게 봐야 할까?]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의 이번 보고서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중국의 외교 분석은 역시 중국내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반면 한반도 문제는 자유롭게 평가할 수 있기에 상당히 솔직하게 분석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가 이 보고서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이 2019~2021년 중국 외교부의 정책연구 중점 협력 기구로 지정됐고,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상무위원회에 직접 보고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중국 외교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푸단대학의 정세 보고서, 특히 한반도와 관련된 보고 내용은 현재의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 전문가 및 중국 당국의 속내가 충분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아마도 푸단대는 2020년의 정세분석보고서와는 별개로 2021년의 중국 외교전략도 보고를 했을 것이다. 앞으로 추가 취재를 통해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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