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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껍데기’ 한미군사훈련, ‘적당히’, ‘대충’하는 이유? 친중원미(親中遠美)-북한 눈치보기가 한미동맹 압도 2021-02-16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한미군사훈련, 또 컴퓨터 워게임?]


북한 김정은 총서기가 지난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이 상반기 연합훈련을 3월 8일부터 18일까지 야외 기동 없이 1부와 2부로 나눠 실시하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키로 확정했다. 주말을 빼면 훈련 기간은 총 9일이다.


이렇게되면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독수리훈련(FE) 등 유사시에 대비해 한·미 연합 작전계획(작계 5027)을 적용하는 대규모 한·미 연합 야외실기동훈련(FTX)은 2년 10개월째 중단되면서 심각한 한·미 연합 전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통상 3대 연합훈련이었던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매년 실시해 왔으나 2017년 하반기 1회, 2018년 2회만 실시했다. 그리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대대급 훈련으로 대체하면서 3대 훈련은 모두 폐지됐다.


그후 실제 병력·장비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기동훈련(FTX)을 4년째 실시하지 않고 있다. 연대~여단급 이상으로 실시됐던 대규모 연합 상륙 훈련인 쌍용 훈련과 대규모 연합 공군 훈련인 ‘맥스선더’ ‘비절런트 에이스’ 등도 폐지되거나 대폭 축소됐을 뿐 아니라 야외 기동 훈련의 경우 한·미 연합훈련은 대대급 이하 소규모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육군은 지난 2017년 4월 승진훈련장에서 ‘한·미 통합화력 격멸훈련’을 실시한 뒤 한번도 미군과 보병·포병·기갑 등이 함께 훈련하는 제병(諸兵) 협동훈련을 하지 않았다. 연대급 이상은 돼야 합동 화력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적당히’, ‘대충’ 한미군사훈련을 하는 이유?]


사실 우리 군은 당장 전시작전권 전환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주한미군으로부터 전시작전권 이양을 받으려면 당연히 전쟁수행능력에 대한 검증과정을 겪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동훈련을 포함한 실전과 같은 군사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위해서 더욱 더 유사시 북핵 등의 대응능력 점검이 필요하다. 당연히 실기동 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럼에도 실기동훈련을 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들지만 이는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고 진짜 이유는 북한 눈치보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당대회에서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대놓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미군사훈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했고,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지난 1월 25일 한미군사훈련의 완전한 축소 또는 중단 필요성을 강조했다.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자 서욱 국방부장관마저도 지난 1월 27일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우리 정부가 이렇게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경우 북한이 즉각 도발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당장 미국의 반발도 문제지만 전작권 전환 2단계 검증평가(FOC)가 무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은 물 건너간다.


결국 훈련을 하자니 북한 눈치가 보이고, 안 하자니 공약을 이행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는 사실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원한다고 덜컥 훈련 중단을 결정한 게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북한 눈치보느라 한미군사훈련을 컴퓨터를 통한 워게임(War Game)만 하도록 해 놓고 또 전작권은 전작권대로 이양받으려 한다는 점이다, 결국 한미군사훈련을 컴퓨터 워게임으로만 하는 것은 북한을 최대한 달래면서 미국으로부터 전작권도 받아 오려는 양수겹장으로 적당히, 그리고 대충 훈련을 하는 척만 하겠다는 의미다.


더불어 북한의 김정은이 절대 남쪽을 공격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굳은 신념이 문재인 정부 핵심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한미군사훈련보다는 북한 김정은 달래기를 하면서 남북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적당히’, ‘대충’하는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우려]


그러나 이렇게 적당히, 그리고 대충 치르려하는 워게임 식의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여기저기서 불만과 강력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사실상 북한의 전면 남침 등 한반도 유사시 국민과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눈치보느라 장기간 ‘훈련다운 훈련’을 못 하게 되면서 북한의 핵도발 등 위기 시에 한미가 손발을 맞춰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대북 방어태세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더더욱 문제는 북한이 우리의 최대 주적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북한이 ‘북침전쟁연습’이라며 중단을 요구한다고 이를 수용하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럴거면 수조원대의 첨단 무기는 왜 도입하며 군대는 뭐하러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다.


더불어 우리더러 연합훈련을 하지 못하도록 한 북한은 남북합의를 깨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무력 고도화에 사력을 다했음이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증명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정성이 결여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연합훈련 중단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악수(惡手)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정부 전직 고위 관계자와 만나 “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이 돼가는 건 곤란하다”며 “실탄(實彈) 훈련을 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부하들의 피를 부른다”고도 했다.


미 국방부도 지난 1월 28일,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우리는 군대의 대비 태세를 위한 훈련과 연습의 가치를 알고 있다. 한반도보다 더 (훈련이) 중요한 곳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정부의 한미군사훈련 축소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전직 한·미연합사령관들도 “연합훈련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지난 1월 28일 보도했다.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훈련과 준비 태세를 양보하면 북한은 그 상황을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미 최대한 양보한 끝에 실시하는 방어적 훈련마저 북한이 시비를 건다고 축소·중단한다면, 나중엔 ‘군대 해체’ 요구에도 응할 것이냐”고 했다.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육군 대장)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훈련하지 않는 군대를 상상도 못 하는 나라”라며 “이러다간 주한미군의 존립 근거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합참 차장을 지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도 “실제 한·미 연합군의 FTX는 2019∼2020년 2년간 사실상 중단되고 워게임으로 대체됐으며, 육군의 한·미 화력협동훈련도 지난 4년간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줄줄이 폐지되거나 축소된 결과 ‘세계 최강’이던 한·미 연합방위체제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어 “현 정부 들어 반격연습과 대규모 FTX가 중단돼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껏 전쟁을 못 일으킨 것은 아군의 반격으로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었는데 억제의 핵심인 반격연습은 안 하고 방어연습만 하면, 북한이 ‘밑져 봐야 본전’이란 오판으로 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일군사훈련은?]


이렇게 한미연합훈련이 사실상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간의 동맹훈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 일본해상자위대는 지난 1월 15일 미 해군과 함께 오키나와 동쪽 산호섬인 ‘오키다이토(沖大東) 섬 주변 해상에서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일본해상자위대]


*1월 15일 해상기동훈련 실시


일본해상자위대는 지난 1월 15일 미 해군과 함께 오키나와 동쪽 산호섬인 ‘오키다이토(沖大東) 섬 주변 해상에서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군에서는 CVN-71 루스벨트 항모와 순양함 CG-51 USS Bunker Hill과 구축함 DDG-113 John Finn 등이 참가했는데, 이중 존핀 구축함은 서태평양 해겨에 처음 배치된 함정이다. 존핀 구축함이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해 11월 17일 하와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공격받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 이를 요격하는 것을 처음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해상자위대는 2018년 취역한 최신예 함정으로 대잠전에 특화된 만재 배수량 6800t의 DD-119 아사히와 만재배수량 9500t의 이지스 구축함 DD-173 콩고를 이번 훈련에 투입했다.


이 훈련을 마치고 루스벨트 항모는 남중국해로 진입을 했다.


▲ 지난 1월 12일부터 28일까지 미국령 괌 인근에서 미 해군 주도로 열린 ‘시 드래곤(Sea Dragon) 2021’ 훈련 [사진=미 해군]


*1월 12일~28일, 시 드래곤 훈련


더불어 지난 1월 12일부터 28일까지 미국령 괌 인근에서 미 해군 주도로 열린 ‘시 드래곤(Sea Dragon) 2021’ 훈련에도 일본은 참여했다. 이 훈련에는 호주 왕립공군, 인도 해군, 캐나다 해공군도 참여했으나 우리 군은 코로나 팬데믹을 핑계로 불참했다. 그러나 한국의 이번 훈련 불참은 시 드래곤 훈련이 사실상 대 중국 견제를 위한 훈련이기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난 1월 28일부터 2월 6일까지 미 제31해병원정단과 일본의 육상자위대가 올해 들어 첫 전구(戰區)급 공동 상륙 훈련을 오키나와 인근 미해병 훈련장에서 실시했다.[사진=일본육상자위대]


*1월 28일~2월 6일, 미일 공동 상륙훈련 실시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6일까지 미 제31해병원정단과 일본의 육상자위대가 올해 들어 첫 전구(戰區)급 공동 상륙 훈련을 오키나와 인근 미해병 훈련장에서 실시했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우리의 해병대에 해당하는 수륙(水陸)기동단과 우리의 지상작전사령부에 해당하는 육상총대(陸上總隊) 직할부대인 제1헬기단, 그리고 우리의 군단급 부대인 서부방면항공대(西部方面航空隊)의 정찰용 보트, AAV, CH-47 등이 훈련에 참여했다.


▲ 2월 1일부터 10일까지 미에현(三重県)과 아이치현(愛知県) 사이에 있는 이세만(伊勢湾)에서 미국과 일본 해군이 공동으로 기뢰전과 소해전 훈련을 실시했다.[사진=일본 해상자위대]


*2월 1일~10일, 소해전 훈련


지난 2월 1일부터 10일까지 미에현(三重県)과 아이치현(愛知県) 사이에 있는 이세만(伊勢湾)에서 미국과 일본 해군이 공동으로 기뢰전과 소해전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해상자위대의 소해(掃海)모함 2척, 소해함 1척, 소해정 13척 등 16척의 수상 소해전력과 MCH-101 소해헬기 3대 등의 항공전력을 포함해 총 900여명이 참여했고, 미 해군에서는 제7기뢰전대와 10여명의 UDT대원이 함께 했다.


▲ 2월 13일 일본 자위대의 보급함 도와다(とわだ)함과 미 해군화물탄약보급함인 찰스 드류(USS CHARLES DREW, T-AKE10)가 오키나와 주변 해역에서 전술 능력 향상을 위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사진=일본해상자위대]


*2월 13일, 해상전술훈련


지난 2월 13일에도 일본 자위대의 보급함 도와다(とわだ)함과 미 해군화물탄약보급함인 찰스 드류(USS CHARLES DREW, T-AKE10)가 오키나와 주변 해역에서 전술 능력 향상을 위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16일 밝혔다.


[군사훈련 없는 동맹은 존재 의미가 없다!]


한국이 친중원미(親中遠美; 미국은 멀리하고 중국을 가까이하는 외교) 전략을 채택하고 더불어 북한 김정은의 눈치보기에 바쁘면서 한미연합군사 훈련을 사실상 거부하는 사태로 번졌다.


중요한 것은 군사훈련이 없는 동맹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주한미군이 해외의 미군기지로 가서 전투훈련을 하고 오는 일들이 생겨 나겠는가? 훈련없는 군대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이에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비중은 급추락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반일정책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그 모든 반대급부를 일본이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친중원미(親中遠美)와 반일(反日)정책은 미국-일본의 밀착을 초래했고 일본이 아시아의 맹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외교적 단견이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군사훈련이 없는 동맹, 한마디로 휴지조각이나 같은 힘없는 동맹이요, 사실상 의미없는 동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누구를 위해 대한민국의 외교를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인가? 그저 한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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