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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백악관에 제출된 ’시진핑 교체전략' 보고서 "美, 시진핑 교체에 초점을 맞춰 대중 전략을 펴야 한다" 2021-01-30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백악관에 제출된 ’시진핑 교체전략' 보고서]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제출된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보고서가 태풍의 눈이 되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미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교체에 초점을 맞춰 대중 전략을 펴야 한다는 공세적인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28일(현지시간) 공개한 80쪽 짜리의 보고서는 중국이 경악할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 보고서를 쓴 사람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경험이 풍부하고 대중 전략에 전문성을 가진 전직 행정부 고위 관리'가 쓴 보고서라면서 아주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고 보도했다.


우선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THE LONGER TELEGRAM‘, 곧 ’더욱 더 긴 전문(電文)‘이다. 이 제목은 1946년 소련 주재 미국 대리 대사였던 조지 케넌이 미 국무부에 보냈던 ‘긴 전문(Long telegram)’을 연상시킨다.


당시 캐넌 보고서는 2차대전 이후 소련이 몰락할 때까지 미국이 편 대소련 '봉쇄 전략'의 기초를 마련한 보고서로 평가받는데, 미국과 소련의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미국 안보를 위해 소련의 공산주의 팽창 정책으로 직접적인 위험에 처한 모든 나라에 군사·경제적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소련을 봉쇄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1946년 쓰여진 8000단어에 이르는 장문의 보고서도 1947년 7월 미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미스터 엑스(Mr. X)’란 가명으로 발표됐고, 냉전기 미국의 대소련 정책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그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듬해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고서의 제목이나 발표 형식 모두 1946년 보고서를 완전히 닮아 있다. 다만 다른 점은 당시는 소련의 몰락을 다뤘지만 이번에는 중국 시진핑 정권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는 것뿐이다.


[무슨 내용이 담겨 있나?]


이 보고서의 핵심은 "21세기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그 아래서 점점 더 권위주의적인 국가가 되는 중국의 부상"이라면서 “중국이 미국과 세계에 가하는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분열을 이용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교체(replace)’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는 매우 강경한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공세를 쏟아부은 것보다 더 강력하게 대중국 정책을 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미국이 대 중국 강경 대응을 해야 하는 이유와 방향]


이 보고서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로 ”현재 시진핑의 중국이 미국이 원래 바라던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의 마르크스-레닌주의로 회귀하고 있고, 장기집권을 위해 정적들을 조직적으로 제거하면서 개인 숭배의 준 마오주의(毛泽东思想)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대량학살에 가까울 정도로 억압정책을 펴고 있으며 중국 내부는 권위주의 체제를 굳히면서 강압적 외교에 심지어 군사 주둔까지 자국의 국경을 넘어서는 팽창정책을 펴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면서 ”중국의 존재가 더 이상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민주주의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중국의 동향에 대해 미국은 민주당, 또는 공화당이라는 정당을 넘어 중국의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불편한 진실은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을 다루는 통합된 내부 전략이 있었고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그렇게 중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전략적 목표가 없어서 그런 것인데 지금부터라도 공산당 전체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닌 시 진핑 주석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이나 공산당원 전체를 공격하면 시진핑이 민족주의적 감정을 이용해 단합을 강조하며 권력을 공고화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군사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약점을 파악하고 타격을 입혀 시진핑 주석을 집중 겨냥하면서 패배의 그림자를 씌워 결국 시진핑 정권이 교체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중국 레드라인]


미국은 또한 중국의 발호를 억제하는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중국이 이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해 중국의 핵이나 화학무기 또는 생화학무기 등을 통한 행동, 더불어 북한의 그러한 도발을 중국이 막지 않고 방기하는 행동


-대만에 대한 경제 봉쇄를 포함해 사이버 공격, 그리고 군사적 공격


-일본의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동중국해 주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넘어서 일본에 대한 공격을 하는 행동


-남중국해에의 섬들에 대한 추가적 군사화와 함께 영유권 주장 국가들에 대한 무력 전개, 그리고 미국과 연합해상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 방해 행위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공격


[미국이 해야 할 일]


이렇게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미국도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현 수준 유지. 만약 미군의 수를 줄이게 되면 중국은 미국이 동맹의 약속에서 후퇴하기 시작했다고 오판할 가능성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더불어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군사교리나 플랫폼, 능력의 현대화도 함께 추진해 깅력한 지역적 억지력을 보장해야 한다.


-러시아와 관계를 안정화하고 일본과는 관계를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


-인도-호주-일본과의 전면적인 4각 안보대화(쿼드; 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효율화로 강력한 체제 구축


-한일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국 방향으로 표류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미국의 동맹국인 태국과 필리핀과의 무역, 투자, 개발, 외교 및 안보 관계를 우선시하여 중국에 대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으로 전략적 이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미국 및 동맹국들의 중요한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경제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해 중국의 경제적 공격에 대비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재협상 후 실행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 대응해 원활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무부의 확대 개편


-중국의 인권 문제와 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에 대한 다자간 압력 유지를 위해 다자간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합의 강화


이외에도 동맹국간에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할 분야들도 제기됐다.


-중국을 핵무기통제협상 안의 틀로 들어오도록 압박하고 새로운 핵무기 경쟁을 억제한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보고서가 주는 의미]


80쪽의 방대한 ‘애틀랜틱 카운슬'의 보고서가 주는 의미는 아주 크다. 사실 미국내에서 중국의 정권 교체가 언급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미·중 갈등이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무리 익명으로 제출된 보고서라 할지라도 1946년의 캐넌 보고서 형식으로 소련이 아닌 중국의 몰락을 위한 내용이 백악관에 공식으로 제출되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 행정부와 정가의 시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42년 만에 처음으로 주미 대만 대표를 초대했다. 사실상 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대만의 대표를 취임식장에 불렀다는 것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 다시 말해 그동안 유지해 왔던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이러한 돌발적 상황은 대만을 독립된 국가가 아니라 자국의 일개 성(省)으로 보며, 다른 국가와의 공식 교류를 반대하는 중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 성격을 띠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접근법을 취한 것은 옳았다고 믿는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對中) 강경'이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군사, 외교, 경제, 과학·기술 등 전방위적인 대중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인권 문제도 강력히 제기할 전망이다. 벌써 신장-위구르의 인권 문제를 꺼내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 여야의 ‘초당적’ 대중 견제 분위기가 트럼프 정부 때보다 훨씬 더 강해지고, 미국의 전략도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꼭 이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바이든 행정부 관료를 다수 배출한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연방의회 지시로 지난해 1월 발간한 ‘중국의 도전에 맞서’란 보고서를 보면 미·중 경쟁을 ‘자유’와 ‘비자유’, ‘열린 세계’와 ‘닫힌 세계’의 대결로 봤다.


한국에 주는 의미도 크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국의 방향으로 표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일 관계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이 중국쪽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여기에 지금 미국의 핵심 인사들이 한국의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런 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5년차라는 임기말 레임덕까지 겹치면서 미국과의 외교 관계 조율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사드 보복 해제와 중국 항모의 서해 침범,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침범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않은 대신 “중국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했다.


문제는 그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동안 항미원조를 앞세운 6.25전쟁에서 우리 한국은 엄청난 피해를 겪었고, 우리뿐만 아닌 미국을 비롯한 유엔국들의 희생도 엄청났다. 아무리 덕담이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결코 해서는 안될 말, 곧 ‘중공 100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내딛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렇게 발언을 해놓고 앞으로 미국과는 어떻게 한미동맹을 조율해 갈지 의문이다. 현재의 미국 외교정책과 완전히 어긋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이지만 기본 방향은 올곧게 세우면서 국익을 챙겨야 할 터인데 문재인 정부의 친중원미정책은 한참이나 상당한 각도로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 형국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 한미관계가 참으로 험난할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북한 눈치보기까지 겹쳐 있으니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 구축은 이미 물건너 간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또 우리 국민들이 지게 될 것이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대중국 압박 강행 방침에 대해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28일 공개된 보고서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미국 정부 생각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대응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이미 바이든 행정부가 언급하기 시작한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상당한 양의 반박과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우선 중국은 대만 등 핵심 이익과 관련해서는 전쟁까지 언급하며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6일 다보스 특별정상회의 화상연설에서 “국제사회에서 ‘소집단’을 만들고 ‘신냉전’을 시작한다든지, 남을 배척·위협·협박하고 걸핏하면 디커플링(탈동조화), 공급망 단절, 제재를 하며 인위적으로 고립과 소외를 조성하는 것은 세계를 분열하고 대립으로 몰아갈 뿐”이라고 했다.


이어 추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도 27일 온라인 포럼에서 “중국의 주권과 통일, 영토 보존이 걸린 문제에선 타협할 여지가 없다”며 “중국의 레드라인(금지선)에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도 28일 기자회견에서 영어로 “중국을 봉쇄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해서는 “불장난하다가는 자신을 태울 뿐”이라며 “대만 독립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중국이 아무리 반발하고 나서도 도도히 흐르는 反中의 물결은 중국도 어찌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무역 같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패권의 문제이고 생존이 달려있는 핵심 아젠다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1~2년에 끝날 일이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분명히 명기했지만 앞으로 30년 이상 장기적인 국가비전을 고려하면서 싸워야 할 길고도 긴 전쟁이다. 그래서 한마디로 세계의 정치·경제·사회 구도 자체를 리셋(reset)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고 의지이며 비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틀랜틱 카운슬'의 ’더욱 더 긴 전문(電文)[THE LONGER TELEGRAM]‘이라는 보고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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