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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칼럼] ‘국민의 힘’을 위한 제언 2021-01-20
이영일 rh201@hanmail.net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사진=국민의힘]


[들어가면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이 오늘날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으로 약진하기를 기원한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로 칭함)를 구성,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 비친 국민의 힘은 국민들의 호감도나 지지 면에서 그렇게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빼앗긴 정권을 되찾겠다는 절절한 수권 의지도, 투쟁능력도, 앞날에 대한 비전도 밝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비대위는 수권 투쟁체제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 힘은 100석을 넘는 원내의석을 지닌 제1야당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모든 주장이나 목소리를 거의 묵살, 외면해버리는 주류미디어들도 국민의 힘의 주장이라면 그래도 짧게라도 보도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58%의 유권자들이 암묵적이지만 국민의 힘을 성원하고 있다.


이런 여건을 활용하여 국민의 힘은 비록 비대위 체제라지만 국회에서만큼은 정론으로 여당의 폭주를 막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 국민적 공감을 넓혀 가야 한다. 그러나 비대위가 발족한 지 반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국민의 힘은 아직 국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비대위의 실적 평가]


지금까지 김종인의 비대위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국민의 요구를 수렴, 실천하기 위해 두 가지의 큰 조치를 추진했다. 하나는 국민으로부터 정권을 수임받았던 전임 두 대통령의 정치실패를 국민들 앞에 통절히 사죄하고 그들의 유산을 청산함으로써 당이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당명(黨名)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 힘으로 바꾸었다. 특히 작년 5월 27일 김종인 대표가 보수, 자유 우파 같은 표현에 더 이상 묶이지 말자고 당부한 것 역시 당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의지표현으로 볼 수 있다. 둘째로 비대위가 내놓은 당 운영의 새로운 방향은 그간 한국 보수 우파정당들이 소홀히 해 왔던 이른바 3동행(同行) 노선을 정립, 발표했다. 3동행 노선은 내용인즉 첫째 국민의 힘이 젊은이들과 동행하는 정당이 됨으로써 당 체질을 젊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둘째 경제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보듬는 당이 됨으로써 소득 불평등의 구조를 개혁, 경제발전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호남을 포용하고 이해하고 동행하는 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힘이 이렇게 내부정비에 힘을 쏟는 동안 ‘더불어 민주당’(이하에서 더민주로 표시함)은 총선에서 얻은 다수의 의석을 무기로 독재적 장기집권에 필요한 법률제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하나같이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짓밟고 뒤흔드는 악법들이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을 비롯하여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법, 대북 전단 금지법, 5.18 가중 처벌법, 4.3 특별법 개정안, 기업을 규제하는 공정경제 3법을 입법했거나 추진 중이며 이밖에도 주거 기본법(1가구 1주택강제),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임대인의 손실 강요), 공직자윤리법 개정(공직자의 다주택 보유금지), 근로기준법개정(적용범위확대), 검찰청법, 법원조직법 개정안(윤석열 출마 방지) 등의 입법에 서두르고 있다.


국민의 힘은 비록 원내에서 수적 열세로 위헌적인 악법 통과를 저지할 힘은 없더라도 정론을 들고나와 다수의 횡포에 당당히 맞서면서 반민주 악법 저지를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국민의 힘은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고 대안세력으로서의 신뢰를 비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투쟁은 지나치게 빈약했고 기대와 성원을 보내 주었던 국민들을 크게 낙담, 좌절시켰다.


[제1야당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좌절하고 정권교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에게 오늘날 국민의 힘은 어떻게 평가받는가. 국민의 힘을 유일한 대안세력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고 수구꼴통이라는 더민주의 악선전이 만든 이미지를 탈각하기 위해 자체개혁에 몸부림치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들도 적잖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더 민주의 2중대’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민의 힘이 내세우는 3동행, 즉 젊은이, 경제적 약자, 호남포용이라는 구호는 이미 더민주가 선점(先占)한 것으로 더민주와 구별되는 새로운 노선일 수 없다고 한다. 혹자는 차라리 외교 안보 분야에서라도 미국과 동행하겠다면서 3동행 아닌 4동행 노선을 내세웠다면 그 나름대로의 면모를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물론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국민의 힘이 줄곧 강조해 왔지만 지금처럼 한미동맹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일부러라도 강조해야 할 대목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과거 야당들은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제한하는 법안의 통과를 의석 부족으로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할지라도 다부지고 치열한 투쟁을 통해 수권 의지를 불태우면서 국민들의 편에 바로 선 정당이 바로 자신들임을 국민 대중의 뇌리에 깊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오늘의 비대위 체제하에서 과거 김영삼 씨나 김대중 씨가 보였던 사생결단의 투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고 그러한 투쟁은 전당대회 이후의 과제일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늘날 국민의 힘은 과거 민정당이나 새누리당이 누렸던 자유 우파 보수세력들의 절대적 지지나 신뢰, 수권세력으로서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정치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도 당의 혁신과 새출발을 다짐하는 차원에서 본다면 올바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지난 4년간 내치, 외교의 양면에서 하는 일마다 실패, 내세울 업적이 없다. 그간 잘했다고 자랑하던 남북관계도 그럴듯한 쇼만 성공했지 결과는 남북연락사무소의 폭파로 끝났다. 이런 판국에 문재인 대통령에 비해 잘못보다는 업적이 하나라도 더 많은 전직 대통령들을 실패한 대통령들로 단죄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늘어놓을 때 과연 공감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지난 4년간 주말마다 광화문 일대에서 자발적으로 반문(反文)투쟁을 벌였던 세력들이 오늘날 비대위에 등을 돌리고 제3당을 도모할 움직임을 보인다. 국민의 힘이 이러한 부정적 평가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사랑받는 야당으로 거듭나려면 결국 해답은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 단일화를 이뤄 승리를 거머쥐는 데 있을 것이다.


[나의 제안]


1. 후보 단일화 없이 야당 승리는 어렵다


필자는 국민의 힘이 정당으로서 앞으로 국민이 기대하는 수권정당이 되려면 하루빨리 전당대회를 열어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총력투쟁을 통해 차기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끌 지도자를 시급히 선출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국민들과의 약속을 유념할 때 비대위 체제는 아직 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있다. 차기 대통령선거에 앞서 치러질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의 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의 단일화를 이루어 승리를 쟁취할 여건을 만들어 내야 하는 일이다.


국민들은 국민의 힘 비대위 주도로 야당 측 후보의 단일화를 만들어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더민주가 당선시킨 서울특별시장과 부산광역시장은 두 사람 모두 성범죄로 임기를 채우지 못해 보궐선거를 치르게 됨으로써 국고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케 했다.


더 민주는 자당(自黨)후보의 범법(犯法)으로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당헌에 명시했고 문 대통령 자신이 국민 앞에 이행을 다짐했던 바 대로라면 더민주는 후보를 낼 수 없다. 이러한 더민주가 당헌을 고쳐 후보를 낸다면 국민들은 마땅히 응징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서는 야당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고는 그러한 응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힘이 더민주를 다소 앞선다고 해서 그것이 꼭 선거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선거의 경험은 후보의 단일화 없이는 야당의 승리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2. 국민의 힘은 왜 단일화를 주도해야 하는가.


우선 여건상 서울특별시의 경우 25개 구청장 중 더민주당이 24개 구청장을 차지하고 있고 또 각 동 단위마다 더민주가 추천한 참여자치협의회가 음양으로 조직되어 더민주의 열혈당원들이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야당이 조직, 자금, 동원능력에서 여당을 앞서기 힘든 까닭이다.


이러한 상황의 불리(不利)는 차치하고라도 선전 전에서도 신문 방송할 것 없이 주요 매체들이 여당을 지지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장악하에 있고 또 비선출직 공직자들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들까지 더민주가 유리하게 인선을 해놓은 상황이다. 지금은 투표의 승리보다는 개표의 승리가 더 중요한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따라서 야당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보궐선거를 하면 그 결과는 지난 3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완패할 수 있다.


현재 야당은 조직 전에서 승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야당은 선전전을 통해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데 선전전에 비중을 두려면 원내 제1 야당인 국민의 힘이 시장 후보의 단일화의 기치를 들고 나설 때 비로소 주요 미디어들은 이 판을 관심 가질 뉴스로 다루어준다. 또 미디어의 보도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국민들의 공감과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단일화 정치과정이 노리는 퍼포먼스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3. 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의 구성


국민의 힘이 이러한 불리(不利)를 극복하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다음 세 단계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펼쳐야 한다.


우선 제1단계로는


⓵국민의 힘 비대위가 서울 및 부산시장에 출마할 자당 후보를 공정한 당내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


⓶ 시장 후보를 낼 정당·시민 단체가 참여하는 야당 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해야 한다.


⓷ 이 제안에 호응한 정당, 시민단체들로 위원회가 구성되면 비대위는 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을 임명하고 위원장 책임하에 시장 후보를 심사할 위원들을 각계에 위촉해야 한다.


④정계인사(전직 정계원로(헌정회 회원 중), 중소 상공인 단체, 대학생, 노동자, 교육자(교수, 교사 등), 종교계(목사 신부 승려 등), 여성대표( 단체, 주부 등) 등 최소 500명을 선발해야 한다.


⑤ 각후보들은 500인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기의 소견을 발표하고(10분씩) 또 후보자가 추천한 1인의 찬조 연사를 통해 후보의 경력이나 장점을 부연하는 찬조 발언을 10분씩 하도록 해야 한다.


⑥ 이런 절차가 끝나면 500명 위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3인을 선출하고 나머지 후보지망자는 단일화 대상에서 Cut Off한다.


제2단계는 선출된 3인 후보를 상대로 각 후보별로 15분씩 질의응답의 형식을 통한 검증작업을 실시한다. 검증절차를 마친 3인 후보에 대해서는 공인된 여론조사기관을 통한 시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친다. 여론조사에서 순위 2위까지의 후보를 선출하고 선출된 두 후보 중에서 심사위원회 전체회의가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1인의 후보를 최종적으로 선출 확정한다.


제3단계는 후보단일화추진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은 단체와 개인 모두 국민의 힘에 당원으로 입당, 야권단일화대열에 참여한다.


[기대하는 효과]


지금 국민들은 국민의 힘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야당후보 단일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의 힘이 자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정서에 맞서거나 국민의 열망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 것이다.


국민 정서에 단순히 영합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의 공감을 사는 정치를 주도해야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국민의 힘이 이런 단일화의 무대를 만들지 않는다면 자천 타천의 후보들이 보선에 출마하여 더민주를 유리하게 할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정치실패를 사과하는 것보다 야당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내는 국민의 힘이 될 때 국민의 공감을 얻는 당, 국민의 지지 속에 뿌리내리는 당이 된다.


이 과정이 어렵더라도 야당 단일후보를 만들어 내면 마침내 국민의 힘은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 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꿔가면서 부지해 오던 옛 집권세력의 구각(舊殼), 낡은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야당으로, 범국민적인 수권정당으로 당당히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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