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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황제 칙사처럼 오만했던 중국 왕이 외교부장 왕이, 한중일 경제통합 무기로 한미동맹 무력화 시도 2020-11-2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황제 칙사?’ 중국 요구만 쏟아낸 왕이]


중국의 서열 25위인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25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귀국했다.


대통령부터 집권층 최고위급들이 마치 황제 칙사를 알현하듯 반갑게 맞이했지만 정작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의 요구만 한국 정부에 던져주었을 뿐 한국 정부가 희망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일축하거나 딴지를 걸었다. 심지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25분이나 지각하는 결례를 범하기도 했다


중국 측은 양국 간 합의라며 10개 항을 열거했지만 거기에 핵심 의제는 없었다.


도대체 왕이 부장의 2박3일 일정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왕이 부장은 도대체 한국 정부에 무슨 요구를 하고 떠난 것일까?

한국 정부는 왕이의 방한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얻어 냈을까?


[현안1: 美의 中 압박 관련, 한국의 선택 문제]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에서 가장 뚜렷하게 부각되는 것은 역시 미중충돌 상황에서 한국의 선택에 대한 압박이었다. 이는 왕이의 방한시 충분히 예상됐던 문제였다.


왕이는 이번 방한에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반중(反中) 전선에 서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열심히 수행했다. 일본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왕이가 내세운 명분은 한중일 경제통합이었다. 이를 무기로 한국이 미국 편에 서지 못하도록 압박을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왕이가 꺼내든 카드는 ‘글로벌 데이터안보 이니셔티브’ 동참이었다. 이는 미국의 클린네트워크 구상에 정면으로 맞서는 중국의 대응카드다.


이 말은 곧 화웨이 등 자국 IT 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에 한국이 동참하지 말도록 요구한 것인데, 왕이를 만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해 주었다. 이번 왕이의 방한에서 바로 이것이 중국측이 얻어 간 가장 큰 성과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강경화 장관의 이러한 답변은 미국의 클린네트워크 구상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안보 이니셔티브’에 줄을 서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문제는 강경화 장관의 이러한 답변이 가져올 후폭풍이다. 미국은 국무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클린네트워크에의 동참을 요구해 왔다. 지난 10월 14일 화상으로 진행된 외교부 이태호 2차관과 키이스 클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제 5차 한·미 고위급경제협의회(SED)에서도 5G 통신망 등에서 중국 IT 기업 제품 사용을 배제하는 ‘클린 네트워크’에 한국도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미국은 LG유플러스에 대해 화웨이 제품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이러한 동맹국 미국의 요청에도 한국이 동참하지 않고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안보 이니셔티브’에 줄을 서겠다는 것은 사실상 한미동맹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미국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특히 내년 1월 20일, 트럼프 2기가 출범하든, 바이든 새정부가 들어서든 ‘민주주의 정상회의’ 같은 가치연대 구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강경화 장관이 중국측 카드를 덥썩 손에 잡음으로써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한중일 경제통합 카드도 곰씹어 볼 대목이다. 이미 출범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한중일 FTA를 통해 미국의 봉쇄정책 무력화에 나서겠다는 중국의 계획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앞장서 달라는 요구다.


그러면서 왕이는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한국측을 겁박했다. 한국더러 미국 줄에 서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말한다면 아시아에 중국만 있는 것도 역시 아니다. 중국은 자국의 거대시장을 무기로 상대국의 외교권까지 치졸하게 좌지우지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도 그래서 나온 것 아닌가?


최근 들어서도 한중간 경제인력의 입국 간소화로 양국간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시시때때로 우리 기업의 전용기 입국도 막고, 경제인들의 중국 입국 또한 방역을 핑계로 더욱 강화하면서 우리의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중국의 본질이다.


뻔히 그러한 중국의 치졸한 외교를 보면서도 또 중국의 달콤한 속삭임에 넘어간다면 이는 참으로 기억력이 없는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겠는가?


[현안2: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왕이의 방한을 통해 한국정부가 가장 크게 기대했던 것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얻어내려 한 것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소득없이 그냥 덮어졌다.


왕이는 “남북 양측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이라며 “한반도의 운명은 남북 양측의 손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말을 한 왕이의 속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남북간의 일이니 남북이 주인이 되어 풀어가야 한다”면서 “우리는 잘 되도록 박수치는 일 정도는 하겠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중국이 앞장서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하지는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중국의 시진핑 정부를 지렛대로 북한의 김정은과 ‘평화의 길’을 모색해 보려는 뜻을 여지없이 뭉개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중국의 형편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우리 신문이 여러번 지적했지만 중국은 북한을 핸들링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김정은이 중국을 그렇게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결코 시진핑 정권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번 피력했다.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더더욱 시진핑의 입김이 거의 닿지 않는다. 뻔히 그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말을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 북중간의 현실을 무시하고 자꾸 중재자가 되어 달라고 요구하는 한국이 문제인 것이다.


[현안3: 사드 문제와 한한령]


이번 왕이의 방한에서 또다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불거졌다. 왕이는 그동안 중국측이 주장해 온대로 “한국이 민감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기존의 사드철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문제를 중국 외교부도 브리핑에서 강조했다.


그런데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드 문제만 나오면 한국측은 그저 작아진다는 것이다. 항변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그저 고개 숙인다. 사드 배치가 바로 북한의 위협 때문에 우리의 자구책으로 배치된 것인데 이를 자신들을 향한 공격용 무기라는 관점에서 한국을 윽박지르는 중국을 향해 입도 뻥긋 못하고 당하고만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정작 중국은 한반도 전반을 손바닥처럼 들여다 볼 수 있는 레이더기지를 설치하면서도 한국측에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거기에 대해서는 왜 항의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가?


결국 중국은 경제를 무기로 한국의 외교권까지 좌지우지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고 한국은 그러한 중국의 의도에 놀아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왕이는 이번 방한에서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었던 한한령의 해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소통을 희망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사드 문제를 보면 한중일 FTA를 통한 경제통합 이후 중국이 우리 대한민국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그림이 보인다. 중국과 경제로 더욱 뭉쳐지면 뭉쳐질수록 중국은 한국을 뒤흔들 막강한 무기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한국이 중국 경제에 예속되면 될수록 중국은 한국의 외교권을 넘어 내정까지도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속내를 뻔히 보면서도 스스로 중국 경제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중국의 속국이 되기를 자처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안4: 시진핑 한국방문 무산]


이번 왕이 방한을 통해 한국 정부가 얻어내려 했던, 그리고 확답을 받고자 했던 가장 큰 카드 중의 하나가 바로 시진핑의 한국 방문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시진핑의 방한을 위해 그야말로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 그래서 급기야 지난 11월 13일경에는 시진핑의 방한이 거의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는 정보가 중국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흘러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 했다. 심지어 이번 시진핑 방한은 중국 쪽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정보도 나왔었다. 그래서 한국의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이 문제를 보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이루어 질 것으로만 보였던 시진핑의 방한에 대해 왕이는"지금 양측이 해야 하는 것은 방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고, 여건이 성숙되면 성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해 사실상 무산되었다는 통보를 해 왔다.


물론 여기서 ‘여건이 성숙된다’는 것이 ‘코로나 종식’이라고 해명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왕이의 표현이 너무 단정적이다.


이는 사실상 시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려면 중국이 한국에 내놓은 과제들을 잘 수행해야 가능하다는 아주 오만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를 보면 지난 9월 22일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의 방한 때도 그랬고 이번 왕이의 방한 때도 중국의 입장은 시진핑 방한 불가였다. 그렇다면 ‘년내 시진핑 방한 가능’이라는 카드는 한국 정부의 희망을 자가 발전해 언론에 퍼뜨린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상의 국가원수급 대우받은 왕이]


이번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에서 거의 국가원수급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았다.


왕이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외교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는 핵심 인사들 모두를 만나고 돌아간 A급 외교 일정이었다.


대통령(26일)을 비롯해 파트너인 강경화 외교부장관(26일 오후), 그리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26일 만찬),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27일 조찬), 박병석 국회의장(27일 오전) 등이다.


여기에 이해찬 전 대표와의 만찬에는 민주당의 핵심 국회의원들이 배석을 했고, 문정인 특보와의 조찬에는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 윤건영·이재정 의원 등이 배석했다.


이러한 일정 속에 왕이는 마치 황제국의 칙사가 알현하는 신하에게 뭔가를 훈계하고 지시하듯 강한 어조로 중국측 요구를 쏟아내 놓은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측 요구를 받아 들인 것은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양해를 구하거나 사과의 뜻을 표명하지도 않았다. 코로나19는 완전히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처럼 그냥 넘어갔다. 오히려 중국산 백신과 관련해 중국산을 구매하라는 외교를 펼쳤을 것으로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산 백신 구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중국측이 그냥 지나칠리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과 패권 다툼 중인 중국은 백신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해왔다"고 지난 24일 보도에서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영향력을 두고 다툼이 컸던 지역에서 중국 백신을 먼저 보급하려 한다"는 설명이 더욱 의심스럽게 만든다.


[일본에서의 왕이,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


왕이의 한국 방문은 일본에서의 행보와는 상당히 차이가 보인다. 왕이는 한국을 방문하기 전 24일부터 25일까지 일본을 방문했다.


왕이의 일본 방문에서는 24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 25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가토 관방장관, 자민당의 니카이 토시히로 간사장을 만났다. 그러나 한국과 같은 환대는 없었다.


왕이 부장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최근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해경 선박과 일본 어선 사이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일본 어선이 '댜오위다오'의 민감한 수역에 들어오는 사태가 발생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왕이의 발언은 “이 지역이 중국의 주권 영역인데 일본 어선이 불법으로 출몰하고 있다”는 뜻으로, '센카쿠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일본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왕이는 25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면담한 후에도 센카쿠 지역의 긴장 상태와 관련, "위장한 (일본) 어선이 반복해서 민감한 해역에 들어오고 있다"면서 주변 해역에 관공선 외 선박이 들어가지 않게 하면 "문제는 진정돼, 사라진다"고 했다.


왕이는 중국과 일본간의 센카쿠열도 갈등 원인이 '일본 어선' 탓이라면서 센카쿠열도에 관공선 외 선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러한 왕이의 발언은 일본 정가를 완전히 들쑤셔 놓았다.


모테기 외상은 왕이와의 회담에서 센카쿠 지역에서 중국측 어선의 영해 침범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통제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관방장관은 26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센카쿠열도에서 관공선 외 선박은 빼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자민당은 즉각 외교관련 회의를 열고 왕이의 발언을 성토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외무성이 직접 나서 중국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왕이의 센카쿠열도 발언으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방일 문제는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지난해 6월 시 주석에 국빈 방문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올해 4월 방일이 예정됐지만 코로나19와 홍콩 문제 등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


그런데 지금 스가 정부 고위관계자가 "내년에도 (시 주석의 방일은) 없다. 양국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내후년(2022년)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다.


결국 왕이의 일본 방한에서는 중국쪽이 전혀 소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측의 반감만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인지 스가 총리는 왕이와의 면담 시간도 겨우 20분간만 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일·중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핵심 사항이었다. 더불어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의 조기 철폐, 일본산 쇠고기의 수출 재개에 관해 중국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재차 강하게 요구했다”는 것이 전부다.


[왕이 방한, 결국 한미일 연결고리 끊으려는 의도]


27일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왕이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서 고민에 빠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북한과 대치하는 한국은 안보를 미국에, 경제를 중국에 의존한다"며 "한국 정부 고위 관료는 '한쪽을 고르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양쪽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더불어 “올해 8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방한한 데 이어 왕이 외교부장까지 한국을 찾았다”면서 “중국 주요 인사들이 한 나라를 연달아 방문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27일 "(왕이 외교부장의) 이번 일본·한국 방문은 한미일 연대에 쐐기를 박으려는 것"이라며 "미국 차기 정권이 시작되기 전에 자국과 경제적 연관성이 깊은 일본과 한국을 끌어와 미국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왕이 부장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면서, 이는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한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왕이의 방한은 내년 1월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한미일동맹의 결속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린치핀(핵심축)’이라 불려지는 한국을 와해공작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불 수 있다.


이번 왕이의 일본 방문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지만 중국이 일본을 흔들 수는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고, 한국은 쉽게 건들 수 있는 나라로 평가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도록 한국 정부가 중국측에 보여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요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한·중 양국은 미국의 압박에도 더 나은 협력을 암시했다”고 논평한 것이다.


‘가치동맹’으로 전 세계를 재편하려는 미국, 이에 맞서 미국 주도의 가치동맹 린치핀인 한국을 뽑아내 미국의 의도를 무너뜨리려는 중국. 이 사이에서 한국은 이미 스스로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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