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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쪼개기] 中인민일보 3개면 털어 美 비난, 무슨 내용이길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연설 반박하는 장문의 논평 게재 2020-08-2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지난 25일자 인민일보 10~12면. 미국을 비난하는 논평이 실렸다.


[인민일보, 美폼페이오 비난 논평에 3개면 할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연설을 반박하는 장문의 논평을 게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민일보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달 2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에 있는 닉슨 도서관 앞에서 ‘공산주의 중국과 자유 진영 세계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내용에 대한 26개 항목의 반박문 성격으로 신화통신 온라인 판에도 전문 그대로 게재됐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유를 지키는 것이 우리 시대의 사명이며, 미국은 이에 앞장 서겠다”고 연설한 바 있었는데, 인민일보는 한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폼페이오의 대중국 연설에 가득 찬 거짓과 실제 진상’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것이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美 폼페이오, “中시진핑 체제 전복 선언”(7월 26일)]

[관련동영상: [Why Times 논평 489] 미국, 중국에 선전포고. 시진핑 공산당체제 전복선언!]


이날 논평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미 관계를 전면 부정하고 악의적으로 중국 공산당 집권과 중국 정치제도를 공격해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관계를 이간질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외 정책을 터무니없이 지적하며 ‘중국 위협론’을 퍼뜨려 함부로 국제 반(反)중 결집을 선동해 중국 발전을 억제하려 했다.”


“폼페이오의 말은 역사를 무시하고 현실을 망각한 채 강렬한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냉전 사고를 표출했다. 폼페이오의 말은 중국인의 규탄을 산 동시에 미국 국내와 이성적인 국제 인사들의 비판과 반대에도 부딪혔다.”


“폼페이오는 ”중국인과 중국 공산당은 동등하지 않고, 중국 공산당의 최대 거짓말은 중국 14억 인민을 대변한다는 것인데 중국 공산당이 중국 인민의 진실된 의견에 가지는 두려움은 어떤 적보다 크다“고 했는데 이는 틀리다.”


◆ 중국 공산당은 자기의 특수한 이익을 전혀 가지지 않고 시종일관 중국 인민의 행복 추구, 중화민족의 부흥을 자신의 초심과 사명으로 삼으며, 인민에 의지한, 인민을 위한, 인민 지상을 바탕으로 한다.


◆ 중국 공산당은 9191만 4천 명, 입당 신청자가 1899만 2천 명으로 세계 인구 최대국가에서 장기 집권한 세계 최대당이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의 압박으로 붕괴될 정당이 아니라 14억 인민의 지지를 받는 집권 기반이다.


◆중국 공산당은 인민중심의 발전 이념을 고수한다. 중국 공산당의 선도로 중국의 1인당 GDP가 신중국 수립 초기 120위안(약 2만 670원)에도 못 미쳤지만 2019년 7만 위안선까지 증가해 약 14억 인구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다.


[뉴스쪼개기; 뉴스에 대한 와이타임즈의 시각]


이날 인민일보 논평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려 신문 3개면에 달할 정도의 엄청난 장문의 논평이었다는 점이다.


이날 자 신문 10면부터 12면까지 3개면에 걸쳐 사진이나 삽화도 하나도 없이 오직 기사로만 아주 빡빡하게 약 3만자의 글씨로 가득채운 이 엄청난 분량의 논평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 기사에 달린 수천여개의 댓글들은 소위 말하는 ‘국뽕’ 식의 공산당 편향식의 댓글 뿐 아니라 이에 반대하는 댓글부터 많이 달려 특히 관심을 끌었다. 중국공산당의 대응을 비웃는 댓글도 많았으며 이들을 비난하는 친 공산당 네티즌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여기에 공산당 댓글부대 ‘우마오당’(五毛黨)도 끼어들면서 댓글 전쟁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관영매체의 공식 웨이보 독자후기란에도 인민일보의 이날 논평에 대한 글들이 올라왔는데 “덕분에 폼페이오 연설 잘 봤다”는 글들도 있었고,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 한 명에게 3만 자로 욕한 것은 드문 일이다. 폼페이오 장관한테 정곡을 찔렸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군” “전례 없는 대접이다” “너무 길어서 설득력 없다” 등 중국공산당의 대응을 비난하는 댓글들도 이어졌다.


그 중 상당한 호응을 얻었던 댓글은 “이 논평이 무려 3만1천여 글자나 된다. 1분에 120자씩 읽어도 폼페이오 장관은 258분, 즉 4시간 넘도록 욕을 듣는 셈”이라는 것으로 격렬한 반응들이 추가 댓글로 달렸다. 인민일보가 애당초 생각했던 방향과는 상당히 다른 반응들이 속출한 셈이다.


그리고 이런 공산당 비난 댓글들 밑에는 친 공산당 네티즌들이 ‘배신자’라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들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인민일보의 논평에 대한 비판적 댓글들은 끝없이 이어졌다.


*논평에 대한 평가


중국은 그동안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오브라이언(Robert O’Brie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미 FBI국장, 윌리엄 바(William Barr) 미 법무부장관 등의 강력한 대 중국 메시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미국은 왜 중국에 대해 분노하는가?(8월 5일)]

[관련동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499] 미국은 왜 중국에 대해 분노하는가?]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중국 외교부 출입 기자들의 질문에도 가능한 한 미국과의 정면충돌을 의식해서인지 아주 원론적 답변 외에는 하지 않았다. 중국의 외교 수장인 양제츠나 왕이 역시 미국의 의견을 일축하는 수준에서만 대응해 왔었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 달이나 늦게 강력한 대응에 나선 것은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의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는 분명히 베이다이허 회의 이후 자세를 낮춰왔던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전면 대응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아닌가 보여질 정도로 뜻밖의 대응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러한 폼페이오 장관 비난 논평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야 말았다.


그동안 중국인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그렇게 강경한 자세, 특히 중국 공산당 타도라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중국 공산당이 한해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부 온라인을 검열하고, 동시에 해외 사이트와 SNS를 차단하는 대규모 방화벽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내에서는 중국내 SNS 말고는 해외의 SNS들은 거의 소통되지 않는다. 심지어 한국의 카카오톡도 시시때때로 차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그런데 인민일보의 이날 논평은 일단 형식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소개한 뒤, 그에 대한 비난 형식으로 이어지다보니 뜻하지 않게 현재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중국민들이 속속들이 다 알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이 논평에 대한 댓글들을 보면 “폼페이오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는 통로다. 그것도 불법이 아닌…” “드디어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았다” “편집 잘했네” 등 같이 인민일보를 역칭찬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는 이번 논평을 통해 중국내에 반미(反美) 여론을 부추기면서 어려운 시기에 중국민들을 단합하기 위한 의도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중국 공산당은 관영매체인 인민일보 등에 대국민 메시지 성격의 기사를 싣게 되면 여기에 대해 댓글부대 우마오당과 자발적 친 공산당 네티즌들이 동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여론을 조성해가는 작업들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인민일보의 폼페이오 관련 논평은 그들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미국의 대 중국 강경 분위기를 중국 전역에 확산시킨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너무나도 긴 인민일보의 논평은 다 읽기에는 벅찰 정도로 한 눈에 질린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논평은 겉으로는 미국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고, 중국민들에게 중국의 우수성을 자랑하면서 반미투쟁의 선봉에 나서라고 선동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미국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큰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만 더. 26개의 반박문을 하나 하나 읽다보면 중국이 이 세상에서 지상천국이며 모든 중국민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가장 우월하고 가장 좋은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는 착각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인민일보 논평에 대해 찬동하는 중국인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뉴스 한 줄 평:

“긁어 부스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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