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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美대선, 해리스 영입한 바이든, 컨벤션 효과 별로 없어 美 ‘파이브서티에잇’, ‘트럼프가 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 2020-08-1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사진=WHYY]


[미 대선, 바이든의 회심작으로 해리스 영입]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아시아계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을 선택했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유색인종 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해리스 의원은 인도인 어머니와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1964년생, 만 55세다.


바이든 후보는 해리스를 영입하면서 "카멀라는 '두려움 없는 전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싸움을 이끌 최적임자"라며 "난 똑똑하고 터프하며 사람들을 리드할 준비가 된 이가 필요하다"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첫 공개행사인 라웨어주 윌밍턴의 대선 기금 모금 행사장에 나타나 "대통령직에 맞지 않는 사람을 뽑아 미국은 누더기로 전락하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카멀라 해리스는 이어 "미국은 리더십을 찾기 위해 울부짖고 있다"며 "83일만 있으면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의 실패한 정부를 감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펜스가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바로잡고, 해리스와 함께 미국을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해리스의 영입을 반기면서 대대적으로 호의적 여론 조성에 나섰다. CNN은 해리스가 인도계·자메이카계 혼혈이자 이민 2세라는 점을 들어 "해리스 성장 스토리만으로도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에 큰 반격이 될 것"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도 "미국의 다양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해리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바이든은 해리스와 함께 '2008년 마법(오바마-바이든 당선)'의 재현을 노릴 것"이라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아예 해리스를 벌써부터 차기 대선주자로 부각시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고령인 바이든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고 곧바로 50대인 해리스가 뒤를 이어 차기 주자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바이든 캠프는 해리스 지명 24시간 만에 2600만달러(약 308억원)를 모금했고, 이는 이전 하루 모금 기록의 2배라고 더힐(The Hill)이 보도할 정도로 흥분하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들도 바이든 후보가 해리스를 영입하자 대대적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기사들을 내 보내고 있다. 분위기는 이미 대선이 끝난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호의적 기사들이 즐비하다.


[해리스 컨벤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해리스의 영입을 계기로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대한 대대적 붐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미국내 여론들이 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주류언론들의 흥분된 분위기와는 달리 여론의 흐름은 너무나도 차분하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여론조사 결과들은 대체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현 대통령보다 약 8% 정도 앞선다고 나타나고 있지만 문제는 이 비율이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영입 후에도 별 변동이 없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원래 부통령 후보 영입 같은 대형 정치적 이벤트를 하게 되면 곧바로 그 영향이 지지율에 나타나게 된다. 그것을 컨벤션효과(convention effect)라고 한다.


그런데 고령인 바이든 후보의 많은 약점들을 커버해 줄 수 있고, 특히 바이든 후보가 강조하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할 수 있는 능력있는 해리스가 영입되었다면 당연히 그 분위기가 여론조사로 나타나야 한다.


여론조사 흐름을 분석하는 기점은 8월 11일이다. 이날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지명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Rasmussen과 함께 매일 대통령의 직무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YOU GOV의 8월 15일 대선후보 지지도 결과는 트럼프 42%, 바이든 52%로 10%p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4일의 9%p차이와 유사하다.


또다른 여론조사 Morning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트럼프 43%, 바이든 50%로 바이든 후보가 7%p 앞서 있다. 이는 8월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가 전혀 없다.


FOX News의 여론조사 역시 7월 18일 41:49로 8%p의 차이였고, 8월 4일 발표도 45:54로 9%p차이였다. 그런데 8월 12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42:49로 오히려 7%p 차이로 줄어들었다.


CNN이 해리스 영입 이후인 12일부터 14일까지 조사해 15일 발표한 지지도도 트럼프 46%, 바이든 50%로 불과 4%p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 대한 YOU GOV의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주중 매일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긍정과 부정 평가 비율 역시 해리스 영입 직후인 11일 이전과 이후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11일 여론조사 수치가 아예 배제된 8월 10일의 직무수행 평가 긍정은 41%, 부정은 53%였다. 그런데 8월 13일 발표된 결과도 긍정 42%, 부정 55%로 차이가 아주 미미했을 뿐이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예상과는 달리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영입이 미국내 여론에 특별하게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미국내 주류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왜 이렇게 해리스 영입 이후에도 바이든 후보의 지지도 변화가 별로 나지 않고 있을까?


크게는 바이든 후보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또 하나, 해리스 후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바이든 후보의 한계


일단 바이든 후보는 미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바이든의 강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그러다보니 바이든 후보의 모습이 TV에 별로 잡히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미 여론조사상으로 이기고 있으니 자주 나서서 득 될게 없다는 판단 때문에 대중 앞으로 잘 나서지 않는 것 같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그러한 은둔 행보가 지지율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바이든의 행보는 ‘바이든을 반드시 지지해야 할 이유’ 자체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왜 바이든을 찍는가?”, “왜 바이든을 찍어야만 하는가?”라는 지지의 이유에 대해 많은 바이든 지지자들이 “트럼프가 싫어서”라는 반사 이익만 나오고 있다는 비판도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그러한 지지율은 언제든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선거구도가 ‘바이든 대 트럼프’로 가야 하는데 지금의 구도는 ‘트럼프 대 反트럼프’로 짜여지다 보니 ‘바이든은 없는 대선’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는 결국 바이든의 철저한 은둔전략으로부터 기인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리스 후보의 한계


지난 14일 미국의 유명한 여론조사기관인 Rasmussen의 홈페이지에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 영입에 대해 민주당이 환호성을 지르지만 과연 흑인 유권자들이 바이든을 지지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요지는 이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76%는 해리스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18%는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었다는 것이다.


전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절반에 가까운 49%는 해리스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지만 44%는 비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강력한 호감과 강력한 비호감의 수치가 28% 대 33%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미국내 주류 언론이나 민주당 캠프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 지명이 그렇게 환호를 지를만큼의 멋진 카드는 아니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5명 중 1명이 비호감을 표시하고, 적극적 반대층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은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민주당 내에 反해리스 층이 존재하는 것은 작년 1월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유세현장에서는 “윌리 브라운의 매춘부는 안 된다(Just say no to Willie Brown’s ho)”는 반대파의 플래카드가 따라 다닐 정도로 개인사 문제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치 입문 시절 나이 차이가 30세나 나는 정치적 멘토 유부남 브라운과의 개인사 때문이다.


[해리스 영입으로 분위기 전환하려던 바이든의 구상은 실패하나?]


해리스는 중도좌파다. 그래서 미국의 월가는 절대적으로 환영한다. 미국내 주류 언론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과연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영입이 미국 대선의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시그널들이 여기저기서 잡힌다. 우선 바이든의 지지율 우세에도 불구하고 돈줄은 트럼프 캠프로 다시 흐르고 있다. 지난 7월에만 1억6500만 달러를 모아, 석 달 만에 바이든 캠프를 2500만 달러 앞질렀다. 미국에서 기부금의 흐름은 선거 분위기에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래서 트럼프 캠프는 “침묵하는 다수의 기부자 덕분”이라고 선전한다.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의 발언도 화제다. 지난 4년전 언론들의 예측과는 달리 트럼프의 당선을 적중했던 마이클 무어가 최근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사악한 천재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면서 “그가 어려운 선거 판세를 뒤집으려고 수많은 책략을 준비해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선거 연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다소 황당한 경고도 했다.


그런데 그의 예측대로 딱 일주일 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연기론을 꺼냈다가 9시간 만에 다시 거둬들였다. 마이클 무어의 예언이 현실화된 것이다.


바이든의 러닝메이트 해리스는 첫 공식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해 미국이 이 지경이 되었다면서 공격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피해가 오롯이 중국탓이라고 말하면서 중국 타도를 외친다. 그러면서 “선거 전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수도 있다”며 지지층을 들뜨게도 한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응변식 원맨쇼가 또다시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게 될 것이라고 마이클 무어가 장담한 것이다.


▲ 정치전문매체인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이 지난 12일 내놓은 2020년 미국대선 승리확률 예측치 [그래픽=FiveThirtyEight]


미국내에서 유명한 정치전문매체인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이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각종 여론 조사를 기반으로 약 4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리확률 29%,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확률 71%”라는 대선전망을 내 놓았다.


이 수치만 보면 이미 11월의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파이브서티에잇’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했다. 이 매체는 그 이유로 이제 8월일 뿐”이고 “토론과 전당대회도 열리지 않았으며, 역대 선거를 보면 8월부터 선거일(11월3일)까지 여론은 상당히 급진적으로 바뀌기도 한다”고 했다.

▲ 정치전문매체인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일 내놓은 승리확률 예측치 [그래픽=FiveThirtyEight]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난 2016년 11월 대선 당일 파이브서티에잇이 내놓은 선거 시뮬레이션에서 트럼프가 이길 확률 28.6%,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 승리 확률 71.4%였다.


지난 2016년 선거 28.6% 대 71.4%, 그리고 2020년 8월 현재 29% 대 71%.

너무나도 유사하지 않은가?


그런데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뉴욕타임스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확률을 85%라고 했고, 인터넷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힐러리 승리확률이 98%라고 했다는 점이다.


당시 전반적인 여론조사 추세 역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평균 3.3% 앞서 있었다. 지금은 바이든 후보가 평균 8% 앞서 있어서 여건은 더 좋은 편이다.


바이든이 앞서있는 83일전의 8%, 그런데 힐러리도 딱 83일전에는 6.4% 앞서 있었다. 그렇지만 힐러리는 선거에서 결국 졌다.


이런 관점에서 파이브서티에잇이 ‘트럼프가 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는 최악을 넘어섰다. 트럼프는 엄청난 보조금의 추가 지급도 검토하고 있다. 선거전에 코로나19 백신의 시판은 안되더라도 최소 승인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선거 분위기에 샤이 트럼프(Shy Trump)도 변수다. 그래서 우리 신문이 지난 8월 1일 미국 대선 분석에서 조심스럽게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관련기사: [정세분석] 11월 미국대선 예측, 트럼프냐, 바이든이냐?(8월1일)]

[관련동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495] 11월 미국대선 예측, 트럼프냐, 바이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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