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긴박한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연장 강행 시진핑, 사임 거부하면서 당 원로들에게 타협안 내놔 2020-08-10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위기의 시진핑 [그래픽=AXIOS]


[‘리잔수’만 베이징으로, 고위급들은 아직도 베이다이허에]


중국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원래 8월 1일부터 8월 7일까지 대폭 축소된 일정으로 진행되던 베이다이허 회의가 원로들의 압력에 의해 회의 기일이 더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소식통들은 일단 7일로 회의는 끝났다고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면 일단 베이징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장만 베이징에 돌아와 회의를 주재한 것이 확인되었을 뿐 시진핑 주석이나 리커창 총리 등의 베이징 귀환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베이다이허 회의는 아직도 진행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원래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코로나19와 양쯔강 범람 등의 홍수 피해 등을 이유로 시진핑 주석이 열지 않으려 했으나 공산당 원로들이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시진핑 주석도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했다는 소식도 있고, 또 하나는 당 원로들이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요구하는 모의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시진핑 주석이 당초에는 회의를 안하려 했다가 오히려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시 주석이 마음을 바꿔 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대만언론의 보도도 전해진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통상적 예로 보면, 베이다이허 회의가 7월 말부터 최소 2주 이상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그때는 다른 정치적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8월 8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기로 잡았다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이 올해는 베이다이허 회의를 열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렸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통상적으로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그해의 중요한 이슈들을 토론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왔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모임들도 전격 취소되었다는 점이다.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전문가들과의 토론도 취소할 정도로 그만큼 회의가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대변해 준다고 할 것이다.


다불어 시진핑 주석이 지난 5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대폭발 사건과 관련해 미셀 아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레바논에서만 보도되었을 뿐 중국에서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그만큼 중국은 시 주석의 행적을 숨기고 있다는 뜻이다.


일단 리잔수 상무위원장은 전인대 상임위원회에서의 중요한 일정만 소화하고 다시 베이다이허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만약 리잔수 상임위원이 다시 베이다이허로 돌아간다는 것은 지금 중국의 분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일들이 논의되고 있는가?]


중국 소식통들은 일단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에 대한 원로들의 강력한 사임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은 전혀 응할 뜻이 없음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요구하는 쪽은 장쩌민(江泽民) 전 주석을 포함해 자칭린(贾庆林), 류윈산(刘云山), 장더장(张德江), 리란칭(李岚清) 등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낌새를 이미 파악한 시진핑 계 쪽에서 베이다이허 회의를 열기전 장쩌민 파에 대한 숙청을 이미 단행했고, 막강한 군권을 바탕으로 억누르려 하고 있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국 현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반 시진핑 파에 대한 채찍만 아니라 달래기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곧 반 시진핑 파 핵심 원로들의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자녀들을 고위직에 등용하면서 ‘반 시진핑 파’의 도발을 억제시키기도 했지만 그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짜 문제는 당 원로뿐만 아니라 태자당이나 중국내외의 반 시진핑 성향의 매체들, 군부와 지식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반 시진핑’파들이 퍼져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28일에는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 종합연구실 부주임인 가오산원(高善文)이 7월 28일 지방 증권사 강연에서 시진핑이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을 포기한 것이 미중 관계 파괴의 원인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공공연하게 반정부적 주장들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당내와 체제내에 반 시진핑 파들이 많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이러한 ‘시진핑 축출’ 논의를 잠재우기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차기 5개년 계획에 대한 제안과 2035년의 향후 목표를 강력하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이 2035년까지의 계획을 말하는 것은 그때까지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의미다. 2035년이면 시 주석은 82세가 된다. 그 나이는 공교롭게도 마오쩌둥(毛澤東)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나이다. 이는 결국 시진핑 주석이 ‘제2의 마오쩌둥’이 되겠다는 야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가 그러한 웅대한 계획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당 원로들의 강력한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뭔가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무리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당내 여론을 완전히 무시할 정도로 시진핑의 기반이 탄탄하다고는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타협안 1: 희생양을 내놓을 가능성


2035년까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시진핑 주석의 위치가 이렇게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외교문제 때문이다. 그것도 바로 미국과의 관계다. 현재 ‘중국 공산당 체제전복’을 내놓은 미국의 정책이 중국을 위기로 몰고 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시진핑 주석이 져야 한다는 것이 당 원로들의 주장이다.


그래서 시 주석은 우선 대미외교를 구상하고 그 중심에 섰던 인물들을 희생양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중 핵심이 바로 왕후닝(王沪寧)이다.


왕후닝은 한마디로 시진핑의 신권위주의, 일대일로, 대미관계 등 시진핑이 추진하는 대내외 전략의 핵심 줄기를 만든 시진핑의 책사(策士)이다. 1955년생인 그는 2017년에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었다. 당 서열 5위일 정도로 최고위급이다.


2017년 왕후닝이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때 중국 전체가 놀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보통 상무위원은 권력기반과 지방행정조직 경험 등이 있어야 하는데 왕후닝은 상해에 있는 푸단대 교수와 중국공산당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 소속 연구원이라는 경력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의 세계관, 곧 대내적으로는 신권위주의,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일대일로를 통해 세계질서를 중국 중심으로 개편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급성장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왕후닝의 파격적 플랜이 결국 시 주석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된 것이다. 그래서 시 주석은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왕후닝에 대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당 원로들의 공격적 분위기를 누그려뜨리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지난달 31일 공산당 정치국회의에 왕후닝도 참석했지만 TV에 비친 그의 모습은 보통과 달리 제대로 얼굴도 들지 못하고 힘도 없어 보였다.


이렇게 왕후닝을 희생양으로 삼을 조짐은 이미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5일 중앙선전부 부부장인 장젠국이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직에서 돌연 해임되었는데 대외 선전을 지나치게 한 것이 미국의 경계심을 높이고 무역전쟁을 일으키게 했다는 책임을 추궁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왕후닝을 문책하게 되면 그 자리를 국무원 부총리인 후춘화(胡春华)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10월에 있게 될 4중전회에서 상무위원 교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왕후닝이 물러나고 후춘화가 그 자리를 꿰어찰 것이라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타협안 2: 대미유화책 내놓을 가능성


이런 관점에서 시진핑 주석이 이번 베이다이허에서 대미유화책을 약속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예측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의 4인방들이 ‘중국공산당’과의 절연 및 사실상의 레짐체인지(정권교체)를 부르짖음에도 강력하게 반발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분위기와도 맥을 같이한다.


흥미있는 것은 당 원로들의 대미강경책 비판에는 자신들의 이익과도 직결되는 접점이 있기 때문에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어떤 분석가는 중국의 당 원로를 포함해 고위급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이 무려 10조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자면 무려 1경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상상하기도 힘든 거액이다.


여기에 고위급 자녀들 상당수가 해외에 나가 살고 있다. 2012년 3월 중국공산당 내부 자료에 의하면 204명의 당 중앙위원 중 187명의 직계존속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서 이미 귀화(91명)했거나 또는 직장 등을 가지면서 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심지어 127명의 중앙기율위원회 위원중 113명이 직계가족을 해외로 내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니 미국이 해외의 중국 자산을 동결할 수도 있는 강경대책에 중국 고위층들이 화들짝 놀라면서 그 모든 탓을 시진핑 주석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홍콩 사태로 미국이 핵심 관료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고위급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홍콩 핵심들에게 가해진 미국의 제재 조치가 그린카드 취소, 입국 거부, 막대한 자산 동결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니 자신들의 가족도 그러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중국의 고위층에게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진핑 주석의 사임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들에게 불을 지르는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스위스에서 인권침해 사범들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안을 국민투표에 붙이기로 했다. 이는 중국의 고위층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역시 스위스의 이러한 조치도 미국의 강력한 제재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이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폼페이오(Mike Pompeo) 장관을 필두로 한 오브라이언(Robert O’Brie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미 FBI국장, 윌리엄 바(William Barr) 미 법무부장관 등의 4인방 메시지가 중국에게는 엄청난 후폭풍을 낳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미국은 왜 중국에 대해 분노하는가?(8월 5일)


*관련 동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499] 미국은 왜 중국에 대해 분노하는가?]


그래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중국 고위층들을 대변하는 당 원로들이 시진핑 주석에게 분노를 터뜨리면서 사임을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은 이들을 달래기 위해 미국 관련 정책의 전면적 수정을 약속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대미(對美) 유화노선’이다.


미국과 수입 역조 문제 대폭 양보 등으로 적당히 타협하면서 미국의 분노를 다독이고, 대 중국 제재를 완화시켜 보겠다는 심산이다. 지난 6일자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 측이 미국과의 장기전을 벌일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미 유화정책에도 문제는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 시진핑 주석이 외부와의 불(不) 타협과 항전(抗戰)하는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내부적으로 반부패 캠페인도 벌렸는데 대미 유화책으로 가게 되면 당내 공포정치의 구심점도 무너지고 인민들로부터의 지지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또 하나는 미·중간 대립의 본질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남중국해와 대만을 둘러싼 안전상의 문제였는데 이는 그대로 두고 경제적 차원에서의 타협안으로 미국이 그냥 넘어가겠느냐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이미 미국의 4인방 메시지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지만 지금 미국이 취하고 있는 정책의 최종 목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치는 ‘중국몽’의 저지와 이를 위해 시진핑 체제의 변경·해체인데 단순하게 무역전쟁 문제 해결만으로 이들 문제를 덮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의 딜레마가 있다.


[10월 열릴 ‘공산당 19차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발표될 가능성 높아]


어떤 방법으로든 시진핑 주석은 일단 베이다이허 회의는 일단 넘기면서 오는 10월에 열릴 ‘중국공산당 제19차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까지 최종안을 연기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NIKKEI도 같은 전망을 했다. NIKKEI는 8일자 분석보도에서 “오는 10월 중앙위원회의 핵심 안건은 2035년까지의 중국발전계획이고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결국 그때까지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겠다는 것이지만 그러한 시진핑 주석의 계획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NIKKEI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고 ‘화려한 시진핑의 시대’를 노렸지만 ‘상황은 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오는 10월의 중앙위원회에서 시진핑 차기 주자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2022년의 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교체될 가능성도 높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현재의 권좌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난국을 해결할 카드도 전혀 없다는 것이 딜레마이다.


오는 8월 15일로 예정된 미국측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중국쪽의 류허(刘鹤) 국무원 부총리 간 무역협정 논의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폭적인 양보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세워주려 할 것이지만 그렇게 해서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 시진핑 주석에게는 난제(難題)중의 난제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11월의 대선 전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어야 할 입장인데 고작 중국과의 무역 양보로 거센 중국에 대한 도전을 덮으려 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던 시진핑 주석은 일단 10월의 전회까지 해결 시한을 연장한 상태에서 당 원로들을 더욱 설득해 가면서 입지를 유지하고자 할 것이나 당내외의 거센 반발을 과연 시주석이 뭉개면서 불도저처럼 밀고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래저래 시진핑 주석에게는 엄동설한보다 더 추운 여름을 지내고 있다.



관련기사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