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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中 공산당 원로들, 시진핑에 사임요구 시진핑 운명 가를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한 듯 2020-08-0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중국 공산당 원로들이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차기 주석으로 리커창 총리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좌측이 시진핑 주석, 우측이 리커창 총리 [사진=MSNBC 캡쳐]


[시진핑 운명 가를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한 듯]


매년 7월말에서 8월초면 의례적으로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비롯한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 150명에서 200여명이 참여하는 여름 비밀회동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린다.


마오쩌둥(毛澤東) 때부터 국가 전략의 큰 방향을 바로 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결정해 왔기 때문에 당연히 올해도 열려야 정상인데, 올해는 시진핑 주석이 내우외환의 위기를 핑계로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3일 중국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는 바로는 이미 베이다이허에 중국 수뇌부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리고 있다는 징후는 다음 4가지가 있다.


①7월 31일까지 분주했던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일정이 8월 1일부터 전무하다.


②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리는 허베이성 친황다오(秦皇島)시의 보안 검색이 철저해 졌다. 친황다오(秦皇島)역과 베이다이허(北戴河)역에서는 얼굴 인식과 체온 측정 등의 엄격한 보안조치와 함께 2차례 검문검색이 진행되고 있으며, 외부인들의 진입을 엄격히 막고 있다. 심지어 경찰이 강제로 열차에서 전원 게 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베이다이허에서 차를 타고 숙박을 할 때는 모두 중국 공안과 인터넷을 통한 연결을 해야 하고 수시로 점검을 받아야 한다.


③해마다 중국의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이때쯤 베이다이허에 강사로 초빙되는데 이번에도 그러한 움직임이 엿보인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전문가들과 항공우주 전문가들이 초빙된 것으로 보인다.


④이미 해양 경비도 삼엄하다. 군함 여러 척이 바다 위에서 경계를 서고 있을 정도다.


이를 보면 그동안 관례대로 철저하게 비밀리에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당 원로들의 분노, 시진핑에게 사임 요구]


그런데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우여곡절 가운데 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와 양쯔강 일대의 대 홍수, 그리고 홍콩 문제 등의 내우외환을 이유로 베이다이허 회의를 무기 연기하려 했으나 당 원로들이 이에 대해 분노하면서 무조건 열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매년 평온하게 열리던 것과는 달리 분위기가 아주 거칠다는 데 있다. 우선 당 원로들 상당수가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식통들은 “지금의 상황은 공산당 정권에 있어서 최대의 위기”라면서 “화궈펑(華國鋒)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할 정도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숨진 이후 당과 중앙군사위 주석을 물려받았던 화궈펑(華國鋒)은 덩샤오핑(鄧小平)과 개혁·개방 노선에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1980년 총리직을 자오쯔양(趙紫陽, 조자양)에게 내줬고, 이듬해에는 당과 군사위 주석에서도 물러나 결국 집권 5년 만에 권좌를 내놓는 신세가 됐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중국 공산당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그래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진핑 주석이 물러나야 한다고 당 원로들이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원로들이 가장 위협으로 느끼는 것은 미국과의 정면 충돌 문제이다. 당 원로들은 “중국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면서 “미국이 물론 13억 명의 중국과 정면승부를 하지는 않겠지만 중국공산당을 변화시키겠다는 결심이 섰고, 외교적으로도 경제적군사적 측면이나 다른 측면에서도 많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이 역사에서 사라지기 싫다면 지금의 사태를 만들게 한 장본인을 끌어내리는 것이 당연하다“고까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하는 리커창 총리]


이러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리커창 총리이다. 중국의 소식통들은 ”최근 리커창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 정면 대결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당 원로들의 묵인아래 행동을 한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중국 인민에게 호감을 얻고 있는 리커창 총리로 당 주석직을 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즉각 시진핑 주석이 경질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중국 공산당의 후계 문제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중국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후춘화(胡春華) 부총리의 부상을 점치기도 한다. 후춘화는 후진타오→리커창(李克强) 총리로 이어지는 중국 공청단(共靑團) 파벌의 선두 주자다.


[반발하는 시진핑 주석]


이러한 흐름을 감지한 시진핑 주석 역시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응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 세력은 일단 자신들과 정치적 행보를 달리하는 사실상 정적(政敵)들에 대한 제거에 나서면서 반대 세력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7년 동안 중국 체제 안전을 책임져온 쑨리쥔(孫力軍) 중국 공안부 부부장이 낙마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과 비슷한 역할을 해온 핵심 인물을 극도의 기밀 속에 체포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상하이방 계열에 속하는 쑨리쥔을 체포한 사건은, 시 주석 측이 자신을 흔드는 뒤에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등 상하이방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반격에 나선 것이 아닌가 분석된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은 집권 8년간 군과 당, 정부 내 상하이방 세력을 대대적으로 제거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쑨리쥔 체포는 권력 조직 내 상하이방 잔존세력을 제거하면서, 흔들리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정치적 반격 카드로 보여지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 세력은 최근에도 장쩌민 전 국가주석 세력이 퍼져 있는 지린(吉林)성과 장쑤(江蘇)성의 핵심 인물들에 대해서도 숙청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지위를 흔들려는 세력에 대해 위협을 하며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당 중심 체제인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의 결과까지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시진핑 주석에게 있어서 가장 혹독한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 원로들의 봉기, 원인은 미국 4인방의 대 중국 메시지]


이미 우리 신문이 분석보도한 것처럼 지금의 시진핑 체제 위기는 바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토포 레이 미 FBI국장, 윌리엄 바 미 법무부장관 등의 메시지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4인방 메시지의 핵심은 다름 아닌 ”중국공산당 체제를 바꾸겠다“로 요약될 수 있다.


중국의 공산당 원로들도 바로 이들 메시지를 너무나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들의 메시지가 단순함 엄포가 아닌 실제 실행 차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소식통들에게서는 당 원로들이 미국에서 보내온 특사를 접견하기도 했다는 소식도 나온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에 대한 거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시 주석을 ‘제2의 화궈펑(華國鋒)’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오쩌둥의 뒤를 이은 화궈펑(華國鋒)은 덩사오핑과 손을 잡고 장칭(강청) 등 이른바 ‘문혁 4인방’ 제거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집권 5년 만에 권좌를 내놓는 신세가 됐다. 다만 사법처리나 구속 등의 물리적인 조처를 당하지는 않았다. 그는 2002년 11월까지 당 중앙위원직을 유지하면서 말년을 조용히 보냈다.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도 불구하고 건재할 수 있을까? 아니면 화궈펑(華國鋒)의 길을 갈까?


지금 전 세계의 이목이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80㎞가량 떨어진 허베이성 친황다오(秦皇島)시 해안의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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