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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사실상 中 해양봉쇄, “더 이상 대들지 말라” 경고 美 바시해협 봉쇄, 中해군을 ’독안에 든 쥐‘로 만들다! 2020-07-2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남중국해 해역을 항해중인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 [사진=미 국방부]


[미국의 대 중국 해양봉쇄, 왜 이렇게 강경할까?]


미국의 해외군사전략의 초점이 인도-태평양으로 옮겨지면서 특히 대 중국 해양봉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홍콩보안법 통과후 미국은 남중국해 부근에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죽했으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이 9일 “현재 남중국해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의 공동 노력으로 안정되고 있는데 미국은 함대를 대거 내보내 역내 안보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지역 갈등을 부추겨 어부지리를 얻으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겠는가? 그만큼 중국도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군을 집중시키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되었을까?


[중국의 착각, 중국의 실수]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크게 강화하면서 사실상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싶을 정도로 세게 나오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지난 4월 남중국해에 배치됐던 미해군 항공모함 CVN-71 USS 데오도르 루스벨트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작전을 중단하고 괌으로 돌아갔다. 이로인해 남중국해에는 미군이 없는 힘의 공백상태가 발생했다.


그러자 중국이 즉각 반응했다. 사실상 전투력도 없는 항공모함 랴오닝을 동원해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서태평양과 남중국해, 그리고 동중국해를 한바퀴 돌아오는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했다. 호랑이 없는 곳에 늑대가 대장 노릇을 하려 시도한 것이다.


중국은 이 훈련을 대대적으로 대내외에 홍보하면서 선전선동 도구로 활용했고 심지어 미국을 조롱하는 SNS를 전 세계에 전파했다. 그 와중에 중국 해경은 4월 2일 베트남 어선과 고의로 충돌하여 침몰시키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렇게 중국이 미국없는 남중국해에서 ‘주인 노릇’하면서 인근 국가들에게 위협을 가하자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거나 인근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국도 중국을 ‘잠재적 적국(敵國)’이 아닌 ‘현실적 적국’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특히 정치·경제적 패권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행패에 가까운 군사위력 시위를 하자 미국은 이젠 군사적 압박까지 추가할 수 있는 명분까지 얻게 된 것이다.


미국은 즉각 행동에 돌입했다. 이제까지의 ‘항행의 자유‘ 같은 낮은 수준의 중국 경계가 아니라 아예 중국의 해상 봉쇄까지도 할 수 있는 완벽한 수준의 군사적 압박 정책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바시해협‘을 중심으로 한 대 중국 압박 전략이다.


▲ 미 해군이 봉쇄한 바시해협 [사진=구글, 편집=Why Times]


[미 해군의 바시해협 봉쇄가 중국에게 치명적인 이유]


바시해협(Bashi Channel)은 필리핀 북부와 중국 남동쪽 사이의 해협으로 루손 섬과 대만 사이에 있는 루손 해협 북부와 태평양과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너비는 150km에 이른다. 폭을 넓게 본다면 350km 정도까지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미군은 지난 4월 하순부터 이 바시해협에 해상초계기 P-8A와 P-3C를 집중적으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해군 제2잠수함기지에서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중국해군 잠수함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5월 들어 미군은 빅토리우스급 해양정찰함 T-AGOS-20 USNS Able과 T-AGOS-22 USNS Royal함을 바시해협에 투입하여 본격적인 중국 해군 잠수함의 사냥작전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항공기의 항적과 선박의 항적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전세계의 SNS 계정들과 군사전문가들이 바시해협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 바시해협을 해상 초계중인 P-8A의 항적 [사진=네이버 아침안개 블로그]


현재 이들이 추적한 바로는 지난 4월부터 7월 22일까지 미국은 매일 3~4대의 각종 정찰기를 바시해협에 투입하면서 중국 해군 잠수함의 활동을 집중 견제하고 있다.


여기에 6월말들어 코로나19를 극복한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남중국해로 복귀했고 추가로 CVN-68 니미츠함, 그리고 요코스카를 출발한 CVN-76 USS 로날드 레이건함까지 3척의 항공모함을 남중국해 인근에 배치하여 1달넘게 작전운용을 하면서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가자 중국은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 군사적 대응은 사실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국방부와 외교부를 통한 성명전이 이어졌다.


지난 4월 28일 랴오닝함이 동중국해로 복귀한 이후 중국군은 5월 29일 동해함대 소속 수상함 3척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한 것과 6월 29일 H-6폭격기의 동중국해 진출, 7월 20일 우디섬(Woody Island)에 J-11B 전투기를 배치한 것이 전부일 정도로 중국군의 활동은 위축됐다.


지난 4월초, 미군의 항공모함이 남중국해 인근에 비어 있을 때 랴오닝함을 동원하면서 군사적 위세를 떨치던 때와는 현격하게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압박에 대해 중국은 ’남중국연구원‘이라는 관변단체를 동원해 지난 6월 22일, “중국과 미국의 대립과 군사관계 악화로 인해 충돌 위험이 현저히 커졌다”면서 “미중 양국이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두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며 위기 예방 합의를 실행해야 한다”는 화해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화해 제스처를 미국은 아예 무시했고, 오히려 대 중국 군사적 압박은 더해졌다.


그러자 중국은 지난 3월말 중국 국방대학 전략연구소 다이쉬 교수가 발표한 연설을 재부각시키면서 미국에 대한 2차 메시지를 보냈다. 그럼에도 미국은 꿈쩍도 안하고 있다.


[중국은 왜 이렇게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 저자세를 보일까?]


그렇다면 미 해군의 바시해협 봉쇄가 중국에게 어떤 의미가 있길래 이렇게 완전히 꼬리를 내리면서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것일까?


우선 바시해협이 중국의 군사전략에 있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이 해협은 중국 하이난성 산야시의 중국해군 남해함대의 제2잠수함기지에 배치되어 있는 중국 잠수함들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길목이다.


▲ 중국 해군 잠수함의 서태평양 진출 항로 4코스 [사진=네이버 블로그 아침안개]


중국 잠수함들은 크게 4가지의 코스로 서태평양으로 진출한다.


*A코스: 대만해협을 북상하여 대만 북부와 오키나와 해역을 통과하는 루트.

그러나 이 항로는 수심이 얕아 발각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기피하는 코스다. 또한 대만해협을 통과할 경우 대만해군의 저지도 받게 되고,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저지선도 뚫어야 한다.


*B코스: 대만 남부와 필리핀 북부의 바시해협 통과 루트


필리핀은 해군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별 저항없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다. 실제로 괌, 하와이, 그리고 알래스카에 출몰하던 중국 잠수함들은 모두 바시해협을 통과해 왔었다.


*C코스: 인도네시아 보루네오섬 북부와 필리핀 남부인 솔루해(Solu Sea), 슬라위시해를 통과하여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코스


이 항로 또한 만만치 않은 인도네시아 해군의 저지를 뚫어야만 한다. 또한 평균 수심이 25m에 불과한 대륙붕 지역이고 민간 상선의 통행이 아주 많은 곳이어서 잠수함 항해에 있어서는 최악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D코스: 가장 현실성이 없는 코스. 그러나 불가능하지는 않은 코스.


항해 거리가 워낙 길어 재래식 잠수함은 불가능하고 핵잠수함만 가능하다.


▲ 중국 해군의 서태평양 루트 4가지 [사진=네이버 블로그 아침안개]


결국 중국 해군의 입장에서는 하이난도의 산야시에 있는 제2잠수함기지의 잠수함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려면 당연히 가장 안전한 항로가 B코스인 바시해협 루트인 것이다.


▲ 바시해협과 루손해협 구체지도 [사진=네이버 아침안개 블로그]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대만 남부와 필리핀 북부 사이에는 2개의 해협이 있다. 대만쪽에 있는 해협이 폭 150km의 바시해협이고 필리핀 쪽에 있는 해협이 폭 75km의 루손해협이다.


그런데 루손해협 쪽은 크고 작은 섬들이 10여개가 있어 잠수함이 필리핀 영해를 침범하지 않고 통과하려면 변침을 자주해야 한다. 그러나 바시해협은 변침없이 쉽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


▲ 중국 잠수함의 서태평양 진출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청음소 가상위치 [사진=네이버 아침안개 블로그]


미군이 바로 이 점을 간파한 것이다. 그래서 미군은 배트남의 다낭과 필리핀의 비건, 그리고 대만 핑동현 남부지역에 청음소(聽音所)를 설치하여 운용하면 산야의 중국 잠수함 항로 방향을 추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해군 잠수함이 대만해협과 바시해협, 그리고 루손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 놓는다면 자연스럽게 중국 해군 잠수함의 기동을 중단시키면서 유사시에 남중국해에 있는 잠수함들을 하나 하나 각개 격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중국해군 남해함대의 제2잠수기지에 배치되어 있는 중국 잠수함 [사진=네이버 아침안개 블로그]


여기에 수상전투함을 이용해 바시해협을 봉쇄하게 되면 중국 해군의 남해함대는 ’독안에 든 쥐‘가 되고 결국 중국 해군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건설한 남해함대는 러시아 해군의 카스피해 전대처럼 전략적 가치를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중국의 핵심 군사전략이었던 ’反접근·지역거부‘에 있어서 중국 해군의 남해함대가 미국과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게 되고 함대의 존재 가치 또한 상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은 장거리 투사능력을 갖춘 ICBM 뿐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SLBM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두 무기는 잘못 사용하게 되면 국가의 존망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그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더불어 아무리 사용해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어야 한다는 문제도 생긴다.


[바시해협 봉쇄가 미중간 전쟁전략의 개념을 바꿨다]


결국 미군이 바시해협을 봉쇄했다는 것은 미국이 중국 남해함대의 숨통을 조이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게 대 미국 전쟁전략의 기본개념을 바꿀 수밖에 없도록 강요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곧 중국이 지난 수십년간 미국을 압박하고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反접근·지역거부‘ 개념하의 무기 개발과 효용성 제고(提高)라는 기본 작전개념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다.


이로써 미국은 정치 및 경제분야의 제재로 중국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고 여기에 군사적 압박까지 가해짐으로써 중국은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과 6월부터 이어지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 정도로 심각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바시해협 봉쇄로 인한 중국군의 전쟁 전략 전면 수정은 현재로서는 실행하기가 매우 어렵다할 것이다.


[미국, 중국에게 묻는다. “이래도 경쟁할 것이냐?”]


이번 미국의 바시해협 봉쇄는 중국에게 “이래도 미국과 경쟁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묻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미국 경제도 어렵지만 중국은 더 죽을 맛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바시해협을 봉쇄했다는 것은 “중국이 더 이상 미국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조용히 국제사회 질서에 편입하라”는 다그침과 같다.


이런 결과를 예상이라도 한 듯 덩샤오핑(鄧小平)은 다음과 같은 20자 방침을 유언으로 남겼다.


-첫째: 냉정하게 관찰할 것(冷靜觀察; 냉정관찰),

-둘째: 서두르지 말 것(穩住刻步; 은주각보),

-셋째: 침착하게 대응할 것(沈着應付; 침착응부),

-넷째: 어둠 속에서 조용히 실력을 기를 것(韜光養晦; 도광양회),

-다섯째: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에만 나서서 할 것(有所作爲; 유소작위)


이런 말도 했다.


“내가 죽고나면 100년간은 잠자코 힘을 길러라. 나는 우리나라가 조금 힘이 강해졌다고 경솔히 구는 것이 가장 두렵다. 다른 나라들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끼치지 말라. 100년이다. 100년간 웅크리고 힘을 길러라. 그렇게 하면 중국은 다시 세계의 으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시진핑 시대에 접어들면서 덩샤오핑의 이러한 지침을 무시하고 ’중국몽‘을 앞세워 미국과 맞서는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가 지금 이렇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정세도 파악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은 아직도 원미친중(遠美親中;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을 가까이 하는 것) 전략을 펼치려 한다. 그게 바로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네이버 아침이슬 블로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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