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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군이 한반도 주변에 병력을 집결시키는 이유? 중국과 북한 향한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경고 성격 2020-05-1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미 해군 니미츠함에서 비행착륙 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미 해군]


[한반도와 대만 주변에 병력을 증강하는 미군]


미국의 동아시아전략이 심상치 않다. 최근들어 부쩍 한반도와 대만 주변에 미군 병력 증강과 함께 무력시위의 빈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면서 조종석에 성조기를 펼쳐 보이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연출했고 미군은 여러 장의 사진들을 미 공군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중에는 B-1B 폭격기가 공중 급유를 받는 과정에서 조종석에 성조기를 가지런히 펼쳐놓은 장면도 있었다.


▲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며 성조기를 펼친 B-1B 폭격기 [사진=미 공군]


이날 동중국해를 비행한 B-1B 폭격기는 B-52의 미 본토 철수 2주 만에 괌에 전격 배치된 4대 가운데 1대였다.


미 공군은 12일과 15일에도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B-1B 랜서 폭격기 두 대가 동부 근해 상공을 비행했는데, 이달에만 6차례 대만 동쪽 해역을 비행했다.


지난 13일에는 구축함 맥캠벨함(DDG-85)을 동원해 대만해협을 통과시켰고 17일에는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불과 42해리(약 78㎞) 떨어진 해상까지 접근했다.


이뿐 아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14일부터 황해 보하이만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는 동안에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라파엘 펠라타함(DDG-115)이 상하이에서 115해리(약 213㎞) 떨어진 바다까지 접근해 중국 군 당국을 경악시켰다.


이러한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FONOP)’은 2017년 6회, 2018년 5회, 2019년 9회였는데, 올해는 1분기에만 4회나 실시한 것이다.


더불어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에 따르면, 현재 작전구역에서 활동중인 핵 추진 항공모함 6척[해리 트루먼(CVN-75), 드와이트 아이젠하워(CVN-69), 레이건, 니미츠(CVN-68), 에이브러햄 링컨(CVN-72), 제럴드 포드(CVN-78)] 가운데 3척[니미츠(CVN-68), 에이브러햄 링컨(CVN-72), 레이건]이 태평양에 있다.


소형 항모급인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4만5천t급·LHA-6)은 남중국해 일대에 투입됐는데, 여기에는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이 탑재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던 라파엘 펠라타함(DDG-115) 외에도 대함미사일인 NSM(해군타격미사일)을 탑재한 연안전투함 가브리엘 기퍼즈호, 몽고메리호도 남중국해서 작전 중이다.


NSM(해군타격미사일)은 함대함, 함대지 공격이 가능한 저고도 접근 순항 미사일로 수면 위로 낮게 날아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다.


▲ 지난 5월 8일 로널드 레이건함에 대형폭탄을 싣고 있는 모습을 미 해군이 공개했다. [사진=미 해군]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로날드 레이건함과 에이브러햄 링컨함에 활공유도폭탄(AGM-15A JSOW, Joint Standoff Weapon; 유도 폭탄과 공대지 미사일의 중간에 위치하는 폭탄으로 동력을 사용하지는 않으나 발사 후에 폭탄 상부에 접혀져 있던 날개를 펼쳐서 장거리를 활공하여 목표를 명중시킨다)을 대거 싣고 있는 장면을 미 해군이 공개했다는 점이다. 미 해군은 또 레이건함에도 공대지 미사일과 활공유도폭탄(AGM-15A JSOW)을 잔뜩 보급 받고 있는 모습도 공개했다.


애이브러햄 링컨함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샌디에고항에 닻을 내렸지만 언제든지 태평양을 건너 올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것은 링컨함이나 레이건함에 이러한 무기를 실었다는 것은 단순한 훈련이 아닌 실제 작전이 임박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작전이 과연 무엇인가가 관건이다.


태평양함대 소속 핵 추진 공격잠수함도 작전구역에 전진 배치되어 작전을 수행중이다. 원래 핵 추진 공격잠수함의 배치 자체가 기밀사항인데 미군이 이를 공개한 것도 아·태지역에서 수중 전투력을 강화했음을 과시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미국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Air Force Global Strike Command)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실수하지 마라.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준비되어 있었고, 지금도 준비되어 있다"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미국 공군 예하 10개 사령부 중 하나인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예하에 8 공군과 20 공군을 두고 있는데, 요즘 남·동중국해, 태평양, 대서양 등 '지구권'을 휘젓고 다니는 3대 장거리 폭격기 사진을 공식 SNS에 거의 매일 올리고 있다.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공군기지에 있는 8공군은 B-52H 장거리 폭격기와 B-1B 전략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와이오밍주 프랜시스 워런 공군기지에 있는 20공군은 미니트맨(Minuteman)-Ⅲ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움직인다.


[긴박한 중국의 대응]


그리안해도 미중 패권전쟁으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중국은 미국이 거의 매일 자국 앞바다로 간주하는 대만해협에 미군 병력이 헤집고 다니자 이 해역에 전력을 보강해 투입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KJ-500 조기경보기와 KQ-200 대잠초계기를 남중국해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배치했는데, KJ-500은 조기경보기로, 작전반경 5천㎞ 이상, 최대 10시간 이상 작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중국은 한반도 인근 보하이(渤海)만에서 지난 14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11주에 걸쳐 실탄 사격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 이런 이유로 허베이성 탕산(唐山) 일대 해상에는 민간선박 출입이 금지됐다.


이번 훈련에는 작년 12월 취역한 항공모함 산둥(山東)함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상당히 공세적인 군사훈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미국의 움직임에 맞불을 놓으려는 전략인 것이다.


여기에 인민해방군은 3세대 SLBM인 쥐랑(巨浪)-3(JL-3)를 4차례 이상 시험 발사하면서 대 미국 견제를 지속하고 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JL-3는 사거리 1만2000㎞로, 중국 해안에서 발사되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중국군은 대외적으로는 JL-3 개발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중국 해군의 최첨단 항공모함급 구축함인 055형 난창(南昌)함도 최근 해상 보급 훈련을 마치고 곧 실천 배치된다. 배수량 1만2000t인 난창함은 대공대미사일, 대함, 대잠수함 타격 능력을 갖춘 역대 가장 강력한 구축함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난창함은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 산둥(山東)함과 먼 바다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한반도 인근에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미국의 의도는?]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 대만과 한반도 인근에 병력도 집중시키고 더불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의미 1: 대 중국 압박


미국은 이미 중국에 대해 정치·군사·경제 모든 면에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언급하며 “중국과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15일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금 당장은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이라도 하듯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 시각)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미국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외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미국은 중국의 화웨이의 숨통을 끊겠다는 압박인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2일엔 미국 연기금에 중국 기업 투자 계획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으며, 중국 공산당 집권 이전인 1912년 '중화민국(현재의 대만)'이 발행한 채권의 상환을 중국에 압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려면 당연히 국제법상 채무도 승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만약 중국이 이 채무 지급을 거부한다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도 깰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현재 미국이 보유중인 '중화민국’ 채권은 이자를 포함해 1조6000억달러어치나 된다.


결국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미국에 대한 도전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며 그동안 중국의 성장을 도와 WTO체제에 순응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 왔지만 오히려 미국의 경제를 압박하는 중국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반중(反中)적 국민여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바이든의 민주당을 친중(親中) 세력으로 프레임화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바로 이러한 경제적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 중국 군사작전도 병행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하나의 중국’이라는 외교적 카드를 포기했다. 대만을 WHO옵서버로 참여시키기로 결정했으며 대만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내에서 “미국의 군사 압박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의 핵무기를 1000개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8일 후시진(胡錫進) 중국 환추(環球)시보 편집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도 단순한 상무적 대응이 아니라 본격적인 군사대응을 통해 중국의 발호를 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중국이 경제를 무기로 미국이나 우방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의도 2: 북한에 대한 경고


지금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단순한 훈련 차원을 훨씬 뛰어 넘는다. 이미 언급했던 3척의 항공모함 군단이 태평양에 배치된 것과는 별개로 아메리카 강습상륙함도 사세보항에 대기중이고 탄약보급함 워싱턴 챔버도 함께 사세보항에 닻을 내리고 있다. USS복서(CV-21)도 태평양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오키나와 해병대 역시 2만 여명이 대기중이다. 부산과 진해에는 사전배치전단이 입항해 있으며 탄약선도 진해항에 정박중이다. 언제든 명령만 떨어지면 곧바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언제든지 실전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북한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최대의 과제는 오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업적 중 하나로 북한 김정은을 제어해 왔다는 점을 들었다. 오바마 민주당 정권이 하지 못했던 업적이라고 자랑해 왔었다.


그런데 장기적 대북제재에 코로나19로 인해 숨통이 완전히 막혀 있는 김정은이 난국 돌파의 방법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미국이 입수했다.


ICBM은 그것도 고체연료를 사용해 도발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치명적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앞서 지난 5일 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 인근 신리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지원시설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미국 당국은 평안남도 평성 사인리에 위치한 자동차공장에서 북한이 ICBM을 조립해 완성한 정황을 파악했으며 이동식발사대(TEL)도 함께 포착했다. 사인리는 2017년 북한이 ICBM급으로 알려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곳이다.


그동안 북한이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으로 ICBM 발사와 핵실험을 상정해 왔는데 이것이 무너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늦어도 7월 안에 ICBM도발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김정은이 보이면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이러한 움직임을 간파하고 만약 김정은이 ICBM같은 도발을 감행한다면 더 이상 인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지금 미군의 군사력 집중을 통해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군사대응 태세라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실제로 ICBM발사 원점에 대한 폭격 뿐 아니라 더한 군사적 공격까지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한반도 인근에 대한 군사적 대비는 김정은에게 미국의 대선에 개입해 장난질 하는 것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만약 도발을 감행한다면 김정은 정권의 전복도 각오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로 여겨진다.


지금 동아시아에서 미중간의 군사적 긴장과 함께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군사적 압박은 언제든지 활성화될 수 있는 위기 포인트라는 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군사 행보는 단순한 플랜B 성격이 아니라 언제든지 실행으로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무역전쟁이 군사전쟁으로도 갈 수 있다는 압박을 통해 미국에 감히 도전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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