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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환 논평]최근 한·일 충돌 원인과 한국의 선택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2019-08-15
송종환 whytimes.pen@gmail.com


▲ [사진=NHK News]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7월 1일 반도체 제조과정에 필요한 재료와 부품 등의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4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이후 한일관계는 양국 정상과 장관들이 연일 강경한 발언을 하고 있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2012년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2018년 10월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서 촉발됐다고 본다. 한·일 갈등의 핵심은 강제징용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소멸되었는지 여부이다.


2005년 1월 노무현 정부 시절 한·일국교 정상화 교섭 외교문서가 40년 만에 공개된 것을 계기로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과 각계 전문가들을 망라하여 발족한 ‘한·일회담 문서공개 후속대책 관련 민관합동위원회’가 꾸려졌다. 이 위원회는 7개월여 동안 수 만 쪽에 달하는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청구권협정으로 일본에서 받은 무상 3억 달러에 강제동원(징용) 피해보상 자금이 포함되었으므로 강제징용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이 사실상 소멸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 위원회는 ‘박정희 정부가 그때 받은 돈을 경제건설에 쓰느라 피해자 구제에 소홀했고, 특히 1975년 피해자 보상을 할 때 강제동원 부상자를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보상이 불충분했다’고 판단하여 도의적·원호적 차원에서 2007년 특별법을 제정하여 2015년까지 징용 피해 사망자 유가족과 부상자 7만 2,631명에게 6,184억 원을 지급했다.


물론 정부의 이 같은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충분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들이 일본 기업에 보상 요구를 하지 않도록 대일 청구 자금을 선용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한 한국 정부가 예산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취지와 그간의 정부의 피해자 지원 사정에도 부합해 보인다.


그간의 경위가 분명한데도 문재인 정부는 ‘대법원이 판결한 사안에 관여할 수 없다’고 하고, 징용피해자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매각(현금화)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장춘 전 대사는 최근 자신의 트윗에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내적 사실이고 한·일청구권 협정은 국제법상의 약속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국제법이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즉 국가를 규율하는 국제법은 '국가가 스스로 지키기로 동의한 것에 기초를 두고 있음'을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또 외교관련 재판 때 행정부 판단을 존중하는 사법자제 원칙이 있다. 우리 법원이 국가 간에 맺은 조약을 뒤엎는 판결을 한다면 앞으로 국제사회는 한국 정부와 조약과 협정을 체결하려고 하지 않으려 하거나 또 체결하려고 할 때 먼저 법원의 의견을 받아오라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보호 차원에서 오랜 동안 치밀한 계산을 한 후 행하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일본이 세계 3대 경제국가라는 평가에서 볼 때 극히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일본 측은 보복을 하면서 ‘경제보복을 하는 것이 아니다, 수출관리를 한다’ 라고 말을 바꾼다. 근거도 없이 불화수소의 대북(對北)반출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도 하필 8월 15일 전후 시행한다고 한다. 한국반도체의 추격 차단, 7월 21일 참의원 선거 등을 의식한 ‘보복’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일본은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북한 핵을 목전에 둔 국제공조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28~29일 오사카에서 있었던 G20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일본이 우리에 대한 경제보복을 발표한 시점에 비추어 ‘미·일 합작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김대중 조선일보 전 주필은 ‘아베’는 반일(反日)을 부추기는 문대통령에게 경제제재 얘기를 꺼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 해제에만 매달리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등 대중(對中) 견제 요구를 비켜가는 문정부에 경고할 필요성에 공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합의하고도 북한 핵 폐기를 위한 최초 절차인 핵무기, 핵 시설 등의 신고도 하지 않았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평화’를 내세워 북한과 이러한 북한의 뒷배가 되는 중국에 대하여 친북·친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일(反日) 프레임에 더해 미국과 떨어지려는, 이미(離美)하려는 것으로 잘못 이해될 수 있는 지금의 안보·외교 정책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북한의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배치라는 엄혹한 안보 현실에 비추어 보면 그 당위성은 너무도 분명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2017년10월 30일 ‘한중 교류협력 정상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의 실무대표자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제2차장이 중국의 쿵쉬안유(孔鉉佑. 조선족 출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를 상대로 “사드(THAAD) 추가 배치를 중단한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三不)정책을 약속한 것은 국가안보에 대한 주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때 오히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서 비롯된 만큼 북한 핵 폐기를 위해 중국의 대북 유류 지원과 수출 중지를 요구하는 등 대북 제재 강화를 요구했어야 했다.


또한 북한 핵 폐기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18일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에서 정부 당국자가 2016년 11월 체결되어 1년 단위로 갱신하게 되어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비록 야당 대표의 질문에 대한 반응이라 하더라도 한·미·일 공조가 절대 필요한 안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문대통령의 적폐청산 프레임이 새로 들어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배상 판결에 영향을 주었고, 지금의 한·일 충돌을 초래했다고 본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체결 이후 장기간 견지해온 대일 과거사 정책을 뒤집고, 그동안 개혁을 내세워 적폐대상인 것처럼 대했던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이제는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해외 원천기술도입 동참을 요구했다. ‘이순신의 배 12척, 국책보상운동, 동학의 죽창, 일본과의 경제 전쟁‘ 등으로 국민의 각오를 다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려는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의 어려운 원인이 우리 국내법의 엄격한 환경규제에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기업들에게 기술자립을 요구하기에 앞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회사를 지원하고 관련법을 적극 보완 개정해 생산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愚]을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 존중 등 기본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두 나라의 관계가 장기간 악화되면 무역은 물론 안보 측면에 엄청난 손실이 초래될 것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를 비롯한 일본에 주재했던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이 권고한대로 한국은 한·일관계가 하루 속히 상호 이해, 존중, 신뢰의 선순환 구조로 전환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한·일관계의 개선은 새로이 전개되고 있는 미·중간 신 냉전 관계에 대처하고 북한 핵 폐기를 위한 국제공조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국면 타결을 위해 특사 파견과 외교 채널을 총동원하여 외교적 해결 노력을 적극화할 것과 과거 한·일 간의 관계가 어려울 때마다 한·미·일 안보협력 차원에서 중재역할을 한 동맹 미국도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7월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합동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에 우리 공군이 경고 사격을 하자 일본은 ‘독도 영유권’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7월 12일 도쿄에서 열린 수출규제 관련 한일 실무자협의 시 일본 대표는 악수, 명함도 없이 창고 같은 회의실에서 한국 대표를 냉대했고 19일 일본 외상은 주일한국대사의 발언을 끊고 한국 측의 발언이 지극히 무례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양보할 여지가 없는 일본 측의 주장 계속, 외교적 무례와 함께 국제시장에서 우수한 차로 팔리고 있는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던 2013년 한 해에 고작 13대만이 팔렸던 일본인들의 편견과 고정 관념을 생각하면 일본에 대한 분노가 치민다.


그러나 정부는 강제 징용 배상 관련 대법원 판결에 반대하는 사람은 친일파라는 반일(反日)프레임에서 벗어나 이번 한·일 충돌을 초래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동북아 안보 정세를 고려하여 대처해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이번 한·일관계 충돌이 양국 간의 관계 정상화와 더 이상 과거사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한·일관계 구축과 국내산업의 기술 자립에도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도를 넘는 반일프레임 선동 우려한다]


최근 "아이들에게 일본 복장을 한 사람들에게 물총울 쏘게 하는" 등 반일프레임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폐쇄사회인 북한에서 아이들에게 미군 복장을 한 과녁을 대상으로 사격 훈련을 시키는 것과 같은 일이 개방사회인 한국에서 백주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북한 아이들처럼 되어갈까 걱정된다.


7월 초 한일 충돌로 최소 100조 이상이 한국 증권 시장에서 증발되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 존립의 제1목적인데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2018년 말 증권계좌가 약 500만개라는데. 경제활동을 하는 몇십% 국민들이 딱 한 달 사이에 최소 2~30% 재산을 잃었다.


8월 13일 저녁 매일경제 인터넷 판은 위안화 태풍에 한국 증시는 돛단배 신세라고 보도하고 있고 같은 날 한국경제신문은 손성원 미국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였다. 손 교수는 한국은 무역이 중요한 나라인데,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중국도 나빠지고 일본이 우리를 미워하고 있어 사면초가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국제경제 전문가를 한국은행 은행장이나 경제 담당 부총리로 영입하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8월 11일 지구촌 교회의 광복절 주일 예배는 애국가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후렴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를 부를 때 울컥하였다.


해외 사는 딸, 사위, 손녀들과 부산으로 휴가를 갔는데 며칠 동안 침울했다. 무엇을 해야 하나? 대중이 읽지도 않는 책과 글을 써야 하나하고 방황했다.


그러던 중에 100세 되신 김형석 원로교수(1920년생)께서 쓴 책, “안익태의 극일 스토리—애국가로 일본을 덮다”에 대한 이영일 전 의원의 서평을 읽었다.


반일프레임 선동하는 자들이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해외의 독립운동가들과 만주 설원에서 독립운동가들이 풍찬노숙하면서 부르던 애국가를 공인하여 오늘에 이르렀음에도 애국가를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 가운데 이영일 전 의원이 2018년 8월 7일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안익태 선생의 극일 스토리 출판기념회에서 행한 서평은 시의적으로 매우 적합하게 보인다.
모든 국민들이 이 진실의 서평을 알고 동요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관련기사: [줌인] “안익태는 음악으로 극일을 한 애국자” 주장]


글을 읽으면서 안익태 선생이 애국가 작곡을 결심한 계기와 특히 만주국 창건 축하 공연에서 독일 스승인 Richard Strauss가 작곡한 만주국 국가를 지휘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선왕이 잘못하여 만주와 해외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 인사들을 제외한 손기정, 안익태 등 2천만 동포가 일본 국적을 가지고 살았는데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항일 독립운동가를 제외한 그 때 한반도에 살았던 일본 국적의 우리 민족 모두가 친일분자인가?


나라를 판 대가로 일본 귀족이 되어 호의호식하고 우리 민족을 수탈하는 데 앞장선 일본 관헌이 된 사람이나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주장에 보조를 같이 하면서 조선 청년들을 태평양 전쟁에 나가도록 독려한 사람들이나 일제의 앞잡이가 된 밀정들이야 말로 친일분자들이다.


당연히 안익태 선생 등은 위의 친일분자들과 구별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한국 정부의 반일프레임 선동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친일 분자, 토착왜구라고 비방, 매도하는 것도 중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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